주 상원 등 보선…민주당에 연패
미국 공화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텍사스의 주의회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압승을 거두는 이변이 발생했다.
불과 1년여 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큰 차이로 승리했던 지역의 표심이 대폭 뒤집히자 트럼프 정부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심판 여론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공화당에선 지난해 뉴욕시장,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에 이어 지역 보궐선거에서도 연패하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텍사스주 상원의원 제9선거구 보궐선거에서 테일러 레메트 민주당 후보가 57% 득표율을 기록해 리 웜즈갠스 공화당 후보(43%)를 14%포인트 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이 선거구는 공화당이 압도적 강세를 보여온 핵심 텃밭 지역으로 2024년 대선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17%포인트 차로 따돌린 곳이다. 불과 1년여 만에 득표율 기준 31%포인트 격차가 나타난 쓰라린 패배를 겪게 된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선거판에 뛰어들었음에도 민심을 돌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에게 특히 뼈아픈 패배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 전날까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웜즈갠스 후보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진정한 전사”로 추켜세우며 투표를 독려했다. 그러나 텍사스 교외 지역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호소에 호응하지 않았으며 그의 공개 지지 선언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간선거 ‘빨간불’에도 트럼프 “나랑 관련 없어”
미 언론들은 이번 결과가 공화당이 지난해부터 선거에서 연전연패하고 있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공화당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안방’으로 불리는 마이애미 시장 선거에서도 28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불과 14개월여 만에 나타난 31%포인트라는 큰 표심 변화는 출범 1년을 맞은 트럼프 정부에 대한 반대 여론의 확산, 악화한 민심이라는 흐름 속에서만 설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단속 요원에 의한 사망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 직후 치러진 이번 선거는 공화당으로선 최악의 시점이었다고 WSJ는 전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17%포인트 차로 이겼던 지역에서조차 공화당이 졌다면 미국 전역 공화당 의석 중 안전한 곳은 없다는 뜻”이라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랑은 관련이 없다. 그건 텍사스 지역 선거일 뿐”이라며 이번 결과와 거리를 뒀다.
연방하원 의석 지형도 흔들리고 있다. 같은 날 치러진 텍사스주 18선거구 연방하원 보궐선거에서도 크리스천 메네피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로 연방하원 의석수는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 공석 3석으로 재편되며 양당 간 격차는 5석에서 4석으로 줄어든다. 공화당으로선 2석만 더 내주면 하원 장악력을 잃기 때문에 소속 의원의 이탈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