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환자만 하루 50명 출국”
유엔 “구호물자는 반입 허용돼야”
가자지구와 외부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로 ‘가자지구의 생명선’ 역할을 해온 라파 국경 검문소가 2일(현지시간) 재개방됐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업무조직 민간협조관(COGAT)은 라파 검문소가 도보로 통행하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양방향 재개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라파 검문소는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가자지구 외부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2024년 5월 이스라엘의 봉쇄로 출입이 막힌 이후 지난해 1월 짧은 휴전 기간 의료 후송을 위해 잠시 개방됐지만 곧 폐쇄됐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해외 치료를 받기 위해 출국을 기다리는 가자지구 주민은 2만명에 달한다. 보건부는 라파 검문소 폐쇄로 “환자들의 건강 상태가 위험할 정도로 악화하고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라파 검문소 재개방은 휴전 협정의 핵심 사안이다. 지난해 10월 발효된 휴전 1단계 합의에서 이스라엘은 라파 검문소 개방을 약속했으나, 인질 시신 반환 지연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지난달 27일 가자지구에 억류된 마지막 인질인 란 그빌리 경사의 시신이 반환되자 이스라엘은 라파 검문소를 다시 열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우선 소수 인원에게 제한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루 환자 50명에 한해 출국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전쟁 기간 가자지구를 떠났던 팔레스타인 난민들 역시 하루 50명씩 귀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년9개월 만의 라파 검문소 양방향 개방에 가자지구 주민들은 기대와 불안감이 뒤섞인 모습이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스라엘의 출국 허용 기준에 대한 명확한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치료가 시급한 환자 가족들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떨어뜨린 폭탄 파편에 맞아 한쪽 눈을 잃고 안면 골절, 안와 손상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16세 소녀 나다 아르후마는 가자지구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세 번의 수술은 모두 실패했다. 재건 수술과 의안 이식 수술이 시급하지만 언제 가자지구 밖으로 나가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유엔 등 구호단체들은 라파 검문소 통행 제한을 해제하고, 구호물자가 반입되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인도주의적 구호물자와 민간화물이 반입되기를 바란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은 국제법에 따라 원하는 대로 라파 검문소를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