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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실적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유럽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와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맞물리면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대신 '안정적 수익원'인 에너지저장장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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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국내 배터리 3사, 전기차에서 ESS로

입력 2026.02.02 21:07

수정 2026.02.0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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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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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국내 배터리 3사, 전기차에서 ESS로

미 전기차 보조금 조기 종료…유럽에선 중국업체들 공세에 고전
AI 데이터센터 밀집한 미국에서 ESS 수요 급증, 현지 양산 나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실적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유럽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와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맞물리면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대신 ‘안정적 수익원’인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SDI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3조8587억원, 영업손실 2992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공시했다. 영업손실은 전 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전년 동기(-2569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커졌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3조2667억원으로 전년보다 20% 감소했고, 연간 영업손실 1조722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삼성SDI는 친환경 정책 변화, 전기차 판매 감소, ESS 관세 부담 등을 실적 부진 원인으로 꼽았다.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삼성SDI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실적을 공개한 SK온은 영업손실이 지난해 4분기 4414억원에 달했고, LG에너지솔루션도 같은 기간 12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24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23조6718억원, 영업이익 1조3461억원, SK온은 매출 6조9782억원, 영업적자 9319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업계 적자의 핵심에는 ‘정책 변화’가 있다. 전기차는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해야 하는 ‘신규 산업’이지만 가장 큰 시장인 미국·유럽의 정책이 이를 역행하면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애초 2032년 만료 예정이던 전기차 보조금을 지난해 9월 말 조기 종료했다.

이런 흐름에서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배터리팩 제조사 ‘FBPS’와의 3조9217억원 규모 계약을, 포드와는 9조6000억원 규모 계약을 해지했다. SK온은 포드와 손잡고 세운 미국 내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3년5개월 만에 해체했다.

유럽에서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 고전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유럽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현재 2차전지 시장에서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 점유율이 75% 정도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ESS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미국에서 ESS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배척’ 기조가 한국 기업에 기회로 작용하는 흐름이다.

현재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중국 기업이 상위 1~7위를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삼성SDI는 ESS용 배터리 생산 능력을 최대로 활용하고, 특히 미국 현지 양산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 내 전기차 라인을 ESS로 전환해 북미 생산 능력을 50GWh(기가와트시) 이상으로 늘리고, SK온은 미국 테네시 공장을 거점으로 ESS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높인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가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될 수 있어 로봇 산업도 하나의 기회 요인으로 거론되지만, 배터리 시장을 견인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ESS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2022년까지만 해도 배터리 수요 중 7%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23%로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은 2030년까지 글로벌 배터리 수요의 1%도 안 될 것 같다는 게 업계 중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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