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과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이 3일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마트노조 제공
“수만명의 홈플러스 노동자와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이 벼랑 끝에 내몰렸습니다. 죄 없는 홈플러스 구성원들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꼭 좀 노력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과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세번째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오는 3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지 1년을 앞두고 법원의 결정이 나오기 전 정부가 나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촉구하기 위해서다.
안 지부장은 “2만명의 홈플러스 임직원과 10만여명의 소상공인들을 살려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또 단식에 나서게 됐다”며 “MBK는 자구 노력을 해야 하고, 정부와 여당도 약속을 지키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2014년부터 부산의 한 홈플러스 점포에서 10년 넘게 캐셔(계산원)로 일해왔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자금 상황 악화를 이유로 직원들의 급여 지급을 연기했다. 안 지부장은 “한달 벌어 한달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많은데 월급이 들어오지 않아 당장 카드값을 내지 못하고, 요양병원에 보낸 부모님의 요양비와 자식의 대학 등록금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융자를 받으려고 해도 회사가 건강보험료를 미납해 대출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노동자들은 당장 2월달 설 상여금과 급여는 제대로 들어올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서울의 홈플러스 매장 곳곳이 임대 점포가 빠지면서 텅 비어 있다. 이성희 기자
고통을 받는 건 노동자들 뿐만 아니다. 홈플러스에 입점한 업주들과 인근 소상공인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납품 대금 미지급으로 거래처들이 떠나면서 매장 진열대는 점점 비어가고 있다. 이미 17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고, 남은 매장들도 물량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업주들은 엄청난 타격 속에 제대로 장사를 하지도 못하는데, 계약 때문에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적자에도 임대료 등 돈만 지불하는 실정이어서 타격이 크다. 홈플러스 고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했던 주변 상권에도 영향이 있다.
홈플러스는 향후 6년간 41개 적자 점포를 폐점할 계획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밝혔으며, 현재까지 19개 점포의 폐점을 확정했다. 사측은 폐점한 점포의 노동자들이 인근 점포로 가서 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인근 점포가 아예 없거나 너무 멀어 현실적으로 다니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남은 점포가 다른 점포의 직원들까지 다 수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안 지부장은 “MBK는 말로만 홈플러스를 살리겠다고 하고, 실제론 투자도 하지 않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오로지 ‘먹튀’를 하고, 홈플러스를 청산하려는 계획밖에 없다”며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회사가 진정성 있게 노조와 함께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정부를 향해서는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달라고 요청하며,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일부 구조조정 등 합리적 방안을 검토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