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장(오른쪽)과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가운데)이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홈플러스 사태 해결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단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안수용 마트산업노조 지부장이 3일 세 번째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지난해 5월과 11월 두 차례나 곡기를 끊었지만, 사태가 터진 지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출구가 보이지 않자 생명을 건 힘겨운 싸움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벼랑 끝에 서 있다. 자금 부족으로 현재 1월 급여 미지급 상태인 데다 폐점도 잇따르고 있다. 문을 연 매장은 진열대가 텅 비어 손님이 끊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안 지부장으로선 약 10만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생계가 경각에 달렸는데, 그대로 있을 수만은 없었을 테다.
이날 청와대 인근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그는 “월급이 들어오지 않아 당장 카드값을 내지 못하고, 요양병원에 보낸 부모님의 요양비와 자식의 대학 등록금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정이 어려운 노동자들이 당장 월급을 못 받으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런데도 당국이 홈플러스 지원에 전제 삼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 출연은 ‘생색내기’ 수준이고, 별다른 자구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러니 노조가 상생·구조조정 방안 협의에 적극적 자세를 보여도 청산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홈플러스가 위기에 내몰린 데는 무리한 차입경영 탓이 가장 크다. 홈플러스는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인수했다. 당시 인수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로 조달하고, 홈플러스가 번 돈으로 빚을 갚으면서 기업 경쟁력은 크게 약화했다. 회사는 날로 어려워졌고, 결국 지난해 3월 기업회생 신청을 야간에 기습적으로 온라인으로 했다. 빚을 내 기업을 사들인 뒤 이익만 독식하는 기업사냥꾼의 전형이다. 김병주 회장 등 경영진 4명이 지난달 구속을 피하긴 했지만, 엄정한 수사와 재판으로 홈플러스 파탄에 형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모펀드의 ‘먹튀’ 경영을 막지 못한 정부의 책임도 작지 않다. 홈플러스 법정관리 기한이 오는 3월3일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41개 점포 폐점 계획을 담은 회생안을 내놓았는데,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나서 홈플러스를 살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차제에 ‘먹튀’ 경영을 막을 장치도 마련하기 바란다. 그것이 제2의 홈플러스 사태를 막고, 무책임한 사모펀드로부터 기업과 노동자를 지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