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현자는 후한 녹봉에서 나온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현자는 후한 녹봉에서 나온다”

입력 2026.02.03 19:56

수정 2026.02.03 19:59

펼치기/접기
[김월회의 아로새김]“현자는 후한 녹봉에서 나온다”

송대 초엽의 큰 학자 범중엄이 한 말이다. 범중엄은 보수적 가치를 기반으로 제도개혁을 추진했는데, 후한 녹봉을 주는 대신 관리에 대한 감독과 평가를 엄정하게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전근대 시기 관리는 전문 역량과 도덕 역량을 겸비할 것을 요구받았다. 그 수준은 백성의 스승이 될 정도였다. 그러니까 백성을 잘 가르칠 정도의 전문 역량과 백성의 모범이 될 정도의 도덕 역량을 갖춰야 했다는 얘기다. 범중엄은 관리가 이런 역량을 제대로 갖췄는지는 엄정하게 평가해야 하지만, 이를 평가 대상으로 삼는다면 그러한 역량을 기준 이상으로 갖출 수 있는 환경을 먼저 갖춰주는 것이 합당한 처사라고 요구한 것이다.

범중엄의 이러한 요구를 오늘날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어떻게 바꿔 말할 수 있을까? 이런 말이 있다. 한나라 때 조일이란 문인이 한 말이다. “서적이 뱃속에 가득하여도 돈 한 주머니만도 못하다.”(<질사부(疾邪賦)>) 흥미롭게도 1800년 전쯤 중국에서 한 이 말이 오늘날 한국의 상황을 잘 개괄해주고 있다. 그래서 범중엄의 말은 이렇게 바꿔볼 수 있을 듯싶다. “훌륭한 학자는 후한 연봉에서 나온다.” 현자는 전문 역량과 도덕 역량이 빼어난 이를 가리켰고, 녹봉은 오늘날로 치면 연봉에 해당하기에 그렇다.

학문이 돈에서 나온다는 얘기를 함이 결코 아니다. 실용적 쓸모가 없다며 인문학을 대학에서 축출하고,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초과학 분야도 축소하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연구비 투입이 모자란 현실이 주류이기에 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돈 되는 곳에 돈이 몰리고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고등연구 영역에서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소위 ‘강남 3구’ 출신이 서울대 정시 입학생의 4분의 1 이상이라는 통계가 일러주듯이 돈 있는 집 출신이 공부도 잘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돈이 투입되는 만큼 공부가, 학문 연구의 수월성이 확보되는 사회가 우리의 엄연한 현실이다.

하여 어렵게 쌓은 학식이 지갑에 든 돈만 못하다는 말은 현실의 정확한 반영으로 봐야 한다. 아니, 1800여년 전 중국에서도 그러했고 지금 여기에서도 이러하다면 이는 인간사의 이치일 수 있다. 불편한 진실이어도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할 듯싶다.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