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주재하는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계획과 관련해 국무위원들과 토론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계약 완료까지 기한 여유…세입자 있으면 실거주 유예 방안 검토
중과 공식화 이후 서울 주택 매물 2.9% 증가…송파구 10.4% 늘어
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한동안 누그러질 듯…하락 전환은 미지수
정부가 오는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계약 완료까지 기한 여유를 두겠다고 밝히면서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풀릴 ‘퇴로’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면 서울·수도권 시장의 집값 상승세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의 주택 거래와 관련해 잔금과 등기 완료 기한을 포함해 최대 6개월간 양도세 중과 유예를 적용하는 ‘출구전략’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세입자가 살고 있다면 토지거래허가제상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 입주 기한을 임대차 종료 시점까지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이날 “현재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주택 대부분은 임대차 기간이 1년 이상 남아 있어 주택 처분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며 “오늘만 양도세 중과 관련 문의가 4건 들어왔고, 실제 매물 출회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유세 강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반신반의하던 다주택자들이 이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퇴로’ 마련이 매물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다주택자들의 신속한 주택 처분을 어렵게 만든 문제들을 해소해 시간적 여유를 확보했다”면서 “그만큼 출회되는 매물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입자가 거주할 경우 실거주 의무를 둔 현 규제 상황에서 다주택자가 바로 주택을 팔기가 쉽지 않았으나 이 부분이 해결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양도세 중과와 향후 보유세 강화 영향이 큰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지역 중심으로 매물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부활을 공식화한 지난달 23일 이후 서울 주택 매물 수는 5만6219건에서 5만7850건으로 2.9% 늘었다. 특히 송파구 매물 증가폭이 10.4%로 가장 컸고, 성동구(10.3%), 광진구(6.9%), 강남구(6.7%)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다주택자 매물 증가로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세는 한동안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락 전환까지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주택자들이 최근 5년간 꾸준히 줄어 매물 증가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2주택 이상 보유자는 2020년 38만6019명에서 2024년 37만1826명으로 3.7%(1만4193명) 감소했다. 세금 부담을 우려하는 다주택자 대부분은 ‘똘똘한 한 채’로 정리를 끝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 역시 집값 상승 압력으로 남아 있다. 정부가 1·29 대책 등 기존 공급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양 위원은 “양도세 중과 등으로 상승세가 누그러진 사이 공급대책 실행 속도를 높여 불안 심리로 유입된 주택 수요를 ‘대기 수요’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