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4년 연구 끝 고령친화 ‘안심수저’ 상품화
세이픽스, “위험상황서 불편” 호신용 분사기 제작
(주)세모녀가 개발한 고령친화식기 ‘봄마음’ 안심 수저세트. 세모녀 제공
고령친화식기 ‘봄마음’은 안전한 숟가락·젓가락으로 입소문이 난 브랜드다. 딱딱하지 않아 치아가 약한 노인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디자인 단계부터 노인전문기관 등과 협업해 고령화 신체와 식사 환경 등에 맞춰 개발했다.
(주)세모녀 이한결 대표(31)는 “시작은 할머니에게 새로운 숟가락을 선물하고 싶었던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사연은 이렇다. 6년 전 치매를 앓던 할머니가 식사 중 스테인리스 수저를 꽉 깨무는 바람에 치아가 부러지는 사고가 났다. 치아 파절사고 방지 기능이 있는 고령친화 제품을 찾았지만, 국내에서는 구할 수가 없었다. 유아용 실리콘 숟가락을 대체재로 구매했지만 크기가 작고 너무 말랑거렸다. 당시 홈쇼핑 상품기획자(MD)였던 이 대표는 어머니 오춘심씨(62)와 함께 연구와 사용 검증 등을 거치며 약 4년에 걸쳐 안심 수저를 개발했다.
그는 “수저를 씹어도 치아나 잇몸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겉면은 의료용 실리콘으로 처리하고 안에는 탄성이 있는 특수개발 소재를 넣었다”며 “고령이 되면 손을 떠는 경우도 많아 최대한 가볍게 만들었고, 인지가 떨어지면서 젓가락질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어르신들 손에 감기도록 손잡이에 물결무늬를 넣었다”고 말했다. 이 무늬는 할머니가 다녔던 주간보호센터 등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만난 어르신 548명의 손가락을 토대로 만들어 손에 착 감기도록 했다.
“경험으로 진정성, 대중이 공감할 수 있어야”
소비자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2024년 3600만원이던 연간 매출은 지난해 2억40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이 대표는 “할머니가 당시 사고로 음식을 잘 못 드시면서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에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며 “일상의 경험이 창업으로 이어지면 진정성을 더 담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창업을 준비할 때 그 경험이 나만의 문제인지 대중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것인지를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세이픽스가 개발한 소형 스마트 호신용 분사 장치 ‘안저니’도 일상 경험이 창업으로 이어진 사례다. 경기 북부지방경찰청 기동중대에서 복무했던 성정모 대표(29)는 ‘묻지 마 범죄’가 잇따르던 2023년 어머니와 여자친구를 위해 호신용품을 알아봤지만,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지 못했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호신용액이 새서 제대로 분사되지 않기 일쑤였다.
(주)세이픽스가 개발한 호신용 분사 장치 ‘안저니’를 한 어린이가 시험 사용해보고 있다. 세이픽스 제공
성 대표는 “호신용품들이 실제 위험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사용하기에는 불편하게 설계됐더라”며 “안전을 국가 책무인 치안 영역으로만 볼 게 아니라 일상 속 범죄 위험에서 스스로를 지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창업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저니는 1회 분사만 해도 기존 제품보다 분사 시간이 긴 데다 분사량도 많다. 잠금 해제부터 마개 제거, 분사까지 어린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버튼 식으로 설계했다. 위험 상황에서 싸우기보다 더 빨리, 더 멀리 벗어나는 것을 돕는 장치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일상서 필요한 것들 만드는 사람들 지원해야”
특히 충분히 연습한 뒤 사용할 수 있도록 카트리지를 연습용과 실전용으로 나눠서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스마트폰에 붙이는 맥세이프형으로 만들었다. 항상 휴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안전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콘셉트로 호신용품도 액세서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성과는 이제 막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안저니는 국내 업계 최초로 다음달 일본 후쿠오카 마루이 백화점에 납품이 된다.
성 대표는 “창업은 누구나 하고 싶지만 막상 해보면 어려운 게 너무 많다”며 “우리나라도 창업이 활성화되려면 기술력만 강조할 게 아니라 일상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해결하고 진짜 필요한 것들을 만드는 사람들도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