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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함께할 한 사람을 고르라고?…사후세계 환승 로맨스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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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전 남친과 현 남친을 한 공간에서 만나는 것만큼 곤란한 상황이 있을까.

사후세계 환승역을 무대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영원>은 이 난감한 상황을 아주 뻔뻔하게, 그리고 꽤나 사랑스럽게 그려낸다.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모습으로 도착한 사후세계 환승역에는 65년을 함께 한 남편 래리가 먼저 와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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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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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함께할 한 사람을 고르라고?…사후세계 환승 로맨스 ‘영원’

입력 2026.02.04 14:01

수정 2026.02.0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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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정연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영화 <영원>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영화 <영원>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전 남친과 현 남친을 한 공간에서 만나는 것만큼 곤란한 상황이 있을까. 하물며 전 남편과 현 남편이라면? 사후세계 환승역을 무대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영원>은 이 난감한 상황을 아주 뻔뻔하게, 그리고 꽤나 사랑스럽게 그려낸다. 천국과 지옥의 중간 어디쯤, 죽은 뒤 도착한 휴게소에서 “당신과 영원의 시간을 함께할 동반자를 고르라”는 미션이 떨어지는 순간, 영화는 로맨스와 코미디, 인생 성찰을 한데 버무린 일생일대의 선택 게임을 시작한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난 주인공 조앤(엘리자베스 올슨).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모습으로 도착한 사후세계 환승역에는 65년을 함께 한 남편 래리(마일즈 텔러)가 먼저 와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이곳에는 조앤의 첫사랑이자, 래리를 만나기 전 사별했던 전 남편 루크(칼럼 터너)도 오매불망 조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무려 67년 동안 말이다.

영화 <영원>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영화 <영원>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오래된 휴게소와 리조트가 섞인 듯한 환승역에 도착한 망자들은 일주일 안에 앞으로 어디에서 누구와 ‘영원히’ 함께할지 결정해야 한다. 마치 여행사 직원처럼 영원행 티켓을 설명하는 사후세계 코디네이터들의 안내에 따라 각자 영원을 누릴 기차에 오르는 다른 영혼들과 달리 조앤은 깊은 고민에 빠진다.

평생을 함께하며 가족을 꾸리고 희노애락을 나눈 래리와, 짧았던 결혼생활만큼 이루지 못한 열망을 가슴에 묻었던 루크 중 영원을 함께 할 한 사람을 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곳에서, 영원히”라는 안내 멘트는 언뜻 완벽한 패키지 상품 같지만, 한번 선택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설렘과 동시에 거대한 부담이 밀려온다.

영화 <영원>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영화 <영원>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천국을 코앞에 두고 잔인한 선택 지옥에 빠져버린 사랑스러운 주인공 조앤 역은 엘리자베스 올슨이, 극과 극의 매력을 가진 ‘래리’와 ‘루크’ 역은 할리우드 차세대 스타로 떠오르는 두 배우, 마일즈 텔러와 칼럼 터너가 맡아 어느쪽에도 쉽게 마음을 줄 수 없는 로맨틱한 삼각관계를 펼친다.

사후세계의 디테일한 세계관도 영화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환승역은 음울한 연옥이 아니라, 묘하게 레트로한 휴게소와 리조트를 섞어 놓은 듯한 공간으로 그려진다. 저마다 자신이 선택한 ‘영원’을 향해 떠나는 영혼들,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이들, 규칙을 안내하는 코디네이터들의 ‘저세상’ 유머가 뒤섞이며 독특한 리듬을 만든다.

영화 <영원>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영화 <영원>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영화 <영원>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영화 <영원>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무엇보다 인상적인 지점은 영화가 관객에게 누가 더 나은 상대인지 강요하지 않는 데 있다. 안정과 열정,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사랑과 인생의 딜레마를 라이벌 구도의 삼각관계로 중계하는 대신, 서로 다른 사랑의 가치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조앤의 최종 결정이 무엇인지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자신의 시간과 사랑을 다시 바라보는 방식이다. 오랜 성찰과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조앤은 자신이 누구와 있을 때 가장 ‘나답게’ 숨 쉬고 웃을 수 있었는지 마주하게 된다.

영화 <영원>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영화 <영원>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제공

독특한 설정의 코믹 시트콤에서 출발하는 영화는 중반부를 넘어가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철학적 드라마로 흐른다. 후반부로 갈수록 느슨해지는 호흡이 다소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진한 여운을 남긴다. <유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화제작들을 만들어 온 미국 영화사 ‘A24’가 제작에 참여했다.

영화는 완벽한 답을 찾지 못해도 괜찮다는 듯 “그래도 한 번쯤 상상해보라”고 권한다. 사후세계라는 무대는 포장지일 뿐, 결국 관객들이 들여다보게 되는 건 ‘현재의 나’를 만든 사랑과 기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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