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로 예정된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 입후보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중의원 선거 입후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헌법 개정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전체의 55%가량이 찬성했다고 4일 보도했다. 반대는 약 24%에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는 선거 공시 이전인 지난달 20일부터 진행됐으며, 전체 입후보자 1285명 중 1251명이 요미우리에 답변을 보냈다.
정당별로 보면 자민당 후보의 98%가 ‘찬성’ 또는 ‘대체로 찬성’을 선택했으며, 자민당과 함께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일본유신회 후보는 100% 개헌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인 국민민주당 후보는 91%의 찬성률을 보였다.
이와 달리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인 공명당이 창당한 중도개혁연합 후보의 헌법 개정 찬성 비율은 36%였고, ‘반대’ 또는 ‘대체 반대’는 32%로 나타났다. 공산당과 사회민주당은 응답한 후보 전원이 ‘반대’를 선택했다.
개헌에 찬성한 후보자에게 개헌 항목을 복수 응답으로 물은 결과, 가장 많이 선택한 항목은 ‘자위대 근거 규정’(80%)이었다. ‘긴급사태 조항 창설’(65%)과 참의원 선거구 조정(38%)이 뒤를 이었다.
앞서 자민당은 이들 내용을 포함해 현행 헌법에서 4개 항목의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발표했다.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것과 긴급사태 시 내각의 권한 강화, 무상화를 비롯한 교육 강화, 참의원 선거구 조정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른바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일본 헌법 9조는 전쟁 포기와 교전권 불인정, 군대 보유 금지 등의 원칙을 담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이 조항으로 인해 사실상 군대와 다름없는 자위대의 존재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자민당 등 일본 보수 진영은 헌법에 자위대에 대한 신설 조문을 명기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해 왔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미 헌법 개정을 통한 자위대 명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 2일 니가타현 조에쓰시에서 진행한 선거 지원 유세에서 “헌법에 왜 자위대를 명기하면 안 되는가. 그들(자위대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실질적인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라도 헌법 개정을 하게 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개헌을 실현하려면 중의원뿐 아니라 참의원에서도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개헌안을 발의해야 하고, 국민투표도 거쳐야 해서 실제 헌법 개정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고 시간도 오래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참의원에서 자민당과 유신회의 의석수는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