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녹지면적 가장 많은 강북구
신청사 지을 땅 없어도 50년된 구청사 신축 해내
북한산 고도제한 완화 결실 덕에
지역 특성 반영한 정비사업 가이드라인도 수립
서울 강북구 강북구청 신청사 건립을 위해 지난 3일 작업자들이 주변 상가건물 철거 사전 작업을 하고 있다. 류인하 기자
"매일 달라지니까 금방 새 건물이 올라올 것 같아요."
서울 강북구청 앞에서 장사를 하는 A씨는 3일 "연말부터 청사 이전 작업을 한다고 한창 북적였는데 지금은 오가는 사람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이날은 작업자들이 구청 청사와 바로 옆 건물 철거를 위한 철골 비계 설치 및 가림막 설치 막바지 작업이 이어졌다.
강북구청 청사는 1974년 준공됐다. 시설 노후화는 물론이고 업무 처리 공간이 부족해 신청사 건립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지역 특성상 신청사 부지를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건물을 지을 만한 마땅한 부지가 없는 탓이다.
4일 산림청에 따르면 강북구는 도시숲(산·녹지) 면적 비율이 62.3%에 달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단연 1위다. 강북구 면적의 대부분이 북한산 국립공원과 북한산에서 이어진 녹지다.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 땅은 다른 자치구에 비해 턱없이 작다.
최선책은 기존 구청 부지에 신청사를 새로 짓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기존 부지만으로는 아무리 높게 지어도 분산돼 있는 모든 기관을 수용할 수 없었다. 구청은 2020년부터 5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단계적으로 구청 옆 부지를 사들였다. 해당 부지 건물에 있던 상점들에 대한 영업 손실 보상까지 모두 마쳤다. 구 관계자는 “한자리에서 20~3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해온 분들인데도 기꺼이 협의해 주셨다”고 말했다. 신청사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이 전체 면적의 절반이 넘는 구의 특성상 정비 사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기 어려웠다. 대부분이 고도 제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강북구는 북한산이 인접한 다른 자치구들과 지속적으로 북한산 고도 제한 완화를 서울시에 요구해 왔고, 그 결과 지난 2024년 6월 북한산 고도 제한이 완화됐다.
고도 제한 완화로 강북구의 고도 지구 면적은 기존 355만700㎡에서 235만2498㎡로 크게 줄었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건축물 높이도 20m에서 28m로 다소 완화됐다. 역세권은 45m까지 가능하다.
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주거지정비 가이드라인’ 및 ‘건축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구의 지형적 특성을 반영해 도시와 자연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정비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별도의 지침을 만든 것이다.
특히 저층 주거지를 ‘고도·자연경관지구’ ‘역세권’ ‘우이천변·오패산’ 등 유형으로 나눠 각각의 정비 구상을 수립했다. 서울시 모아타운, 신속통합기획 등 정비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서울 강북구 우이천 수변활력거점으로 조성된 ‘재간정’ 내 LP코너에 3일 많은 구민들이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시고 있다. 류인하 기자
구의 경계를 따라 흐르는 우이천을 활용한 ‘재간정’도 지난해 개장 이래 구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재간정 카페에서 판매하는 군고구마를 먹고 있던 김모 할아버지(74)는 “매일 우이천 산책을 하는데 재간정이 생긴 이후로 자주 여기서 쉬다 간다”며 “월요일에 문을 안 여는 게 아쉬울 정도로 삶의 낙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날도 LP를 들으러 온 이모씨(43)는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평일에만 주로 여기서 LP를 듣고 간다”며 “집까지 걸어서 30분 거리지만 프로젝트가 끝나면 틈나는 대로 온다. 제일 만족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그동안 논의 수준에 머물렀던 주거지 정비와 도시 인프라 개선이 본격 추진되면서 강북구의 도시 경쟁력과 생활 환경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면서 “구민들이 일상 속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고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