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주소지’ 따라 걷는 지방세, 수도권 쏠림 키워
수도권 지방세 비중, 10년 새 5%P 올라
이자·배당소득 지방세, 금융가 몰린 수도권이 89%
지난해 12월24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연합뉴스
지방소득세의 65% 가량을 수도권이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새 수도권의 지방소득세 비중은 5% 포인트 증가했다. 지방소득세를 걷는 기준이 납세자의 ‘거주지’가 아닌 회사 ‘소재지’이기 때문에 수도권 세수 쏠림이 심해지는 양상이다. 같은 수도권이라도 서울이 세수를 더 거둘수록 ‘베드타운’인 경기 고양·용인시의 세수는 줄어드는 구조다.
이종석 나라살림연구소 자문위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도권 세원집중에 따른 지방소득세 세수 불균형과 개선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15~2025년 지방세통계연감과 국세통계연보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24년 걷힌 전체 지방소득세 20조7000억원 중 수도권이 차지한 비중은 65.4%(13조5000억원)에 달했다. 비수도권은 34.6%에 그쳤다. 수도권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수도권의 지방소득세 비중은 5%포인트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은 5%포인트 감소했다.
지방소득세는 납세자가 국세인 소득세나 법인세를 내면 세액의 10%를 추가로 부과하는 방식으로 거둬진다. 원칙적으로 지방소득세 과세권은 납세자의 주소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개인은 개인 주소지, 법인은 법인 주소지를 기준으로 해당 지자체가 지방소득세를 거둬 자체 세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납세지 규정은 들쭉날쭉하다. 근로소득세에 대한 지방소득세는 근로소득자의 주소지가 아니라 근무 회사 주소지를 기준으로 원천징수된다. 이 때문에 주요 기업이 몰린 서울은 근로소득에 붙는 지방소득세에서만 개인 주소지 기준일 때보다 500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반대로 베드타운에 해당하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세수 손실을 입는다. 2024년 기준 경기도는 현행 납세지 규정 때문에 2700억원 넘는 지방소득세를 덜 걷고 있다. 고양시는 922억원, 용인시는 773억원의 세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전국 6개 광역시도 최소 18억원(대전)에서 최대 623억원(부산)의 세수 손실을 봤다. 광역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상당수가 인근 도 지역의 산업단지로 출근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이 내는 이자·배당소득세에 붙는 지방소득세도 ‘서울 싹쓸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자·배당소득세에 대한 지방세도 소득자의 주소지가 아닌, 지급하는 지역의 세수로 잡힌다. 이 때문에 금융·증권가가 몰린 수도권은 89%, 서울은 74.8%의 이자·배당소득 관련 원천징수 세액을 쓸어갔다. 지방 거주자가 창출한 금융소득에 대한 세금마저 서울의 재원이 되는 구조인 셈이다. 보고서는 수도권이 이자·배당소득세의 실제 추정 비중(58%) 대비 과도하게 세수를 가져갔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간 이자·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이면 매년 5월 거주지 관할 세무서와 지자체에 세금을 신고하도록 돼 있어, 이때 발생하는 지방세는 납세자 거주지 관할 지자체의 수입이 된다.
이 자문위원은 “개인소득에 대한 지방소득세 납세지는 원칙적으로 소득자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근로·이자·배당소득 납세지를 ‘회사’가 아닌 ‘개인 집주소’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세와 법인세의 일정 비율을 지방소득세로 하되, 지자체의 재정 격차 등을 감안한 배분기준에 따라 각 지자체에 배분하는 방식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