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하버 브리지에 본다이 비치 총격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기가 게양돼 있다. AFP연합뉴스
유대교 행사를 겨냥한 총격 사건 이후 반유대주의 범죄 대응을 강화해온 호주에서 학교 내 특정 혐오 발언을 금지하는 지침이 시행됐다.
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학교에서의 혐오 발언을 금지하는 뉴사우스웨일스주(NSW) 학교 행동 강령이 이날부터 시행됐다. 해당 지침은 뉴사우스웨일스주 내 3000곳 이상의 공립·사립·가톨릭 학교에 적용되며, 교사와 학생의 소셜미디어 발언도 포함된다. 뉴사우스웨일스주 교육청은 혐오 발언을 한 교사에 대해 형사 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자체 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처는 지난해 12월 시드니 본다이 비치 총격 테러 사건 이후 호주 정부가 혐오 범죄 단속을 강화해 온 흐름의 연장선이다. 호주 의회는 지난달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학교 내 자유로운 토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민자유협의회 회장이자 전직 교사인 티모시 로버츠는 “학교는 학생들이 어려운 질문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교사들은 안심하고 답변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학교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논의가 억압될 수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호주 팔레스타인 옹호 네트워크(APAN)는 이번 조처에 “가자 전쟁 관련 논의를 공포와 검열 분위기로 침묵시키는 도구”라고 지적했다.
교사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뉴사우스웨일스주 팔레스타인 지지 교직원 단체 관계자는 “새 규정이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을 한 교사들의 해고 근거가 될 수 있다”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치적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주정부가 앞서 혐오표현으로 지정한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봉기)의 세계화’와 같은 구호를 계속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앤디 미선 호주 중등학교 교장협의회 회장은 “명확한 지침과 전문적 연수가 병행된다면 교실 내 공개 토론을 저해하지 않는다”며 정책 시행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