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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미지급’ 쿠팡 기소, 무혐의 처분한 검찰 엄벌해야

입력 2026.02.04 18:10

수정 2026.02.0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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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엄성환 전 대표와 정종철 현 대표 등을 재판에 넘겼다.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해 일용직 40명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 1억2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다. 지난해 4월 검찰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결정했지만, 특검 수사로 180도 뒤집혔다. 일용직 노동자들의 몇푼 안 되는 퇴직금까지 떼먹은 쿠팡의 탐욕도 문제지만, 고용노동청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암장하려 한 검찰 행태가 참으로 가증스럽다.

CFS의 애초 취업규칙은 노동자 퇴직금 지급 기준을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면 퇴직금을 지급하고, 4주 평균 주당 15시간 미만인 기간은 제외’하도록 규정했다. 그런데 사측은 2023년 5월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고, 해당 기간 4주 평균 15시간 이상 근무한 경우’로 변경했다. ‘4주 평균 주당 15시간 미만’ 근무가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퇴직금을 그 순간부터 다시 산정하도록 꼼수를 쓴 것이다. ‘스모킹 건’은 CFS가 취업규칙 변경으로 아낄 수 있는 비용을 수십억원으로 추산한 내부 문서였다. 특검은 이 문서가 쿠팡의 수뇌부에까지 보고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지하듯 이 사건은 수사 검사의 양심선언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문지석 당시 부천지청 부장검사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엄희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부천지청 차장검사가 쿠팡에 무혐의 처분을 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엄 지청장은 갓 부임한 주임 검사를 따로 불러 무혐의 결정을 종용하고, 김 차장검사는 ‘다른 청에서도 다 무혐의로 한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런 자들이 그동안 ‘공익의 대표자’랍시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무소불위로 휘둘러왔으니 기가 찰 일이다. 특검은 엄희준·김동희 검사와 쿠팡의 유착 의혹 등도 규명해 엄벌해야 한다.

차제에 비정규직 노동자 퇴직금 보호를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현행법상 근로기간 1년 이상이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에서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하청업체 일부 노동자들은 11개월 근무한 뒤 한 달 쉬고 재입사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에서도 1년 미만 ‘쪼개기’ 계약이나 1년에서 하루이틀 모자라는 362~364일로 계약을 하는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단속에 나선다고 하지만 쪼개기 계약이 위법이 아니므로 강제력과 구속력이 있을 수 없다. 정부는 퇴직금 지급 기준 근로기간을 3개월이나 6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이나, 쪼개기 계약을 하는 사업주에 노동자 퇴직금 수십 배의 재산상 손실을 주는 실효성 있는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문지석 검사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관련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도현 기자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문지석 검사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관련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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