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11일 서해 가거도 서북방 해상에서 FS연습 일환으로 진행된 대량살상무기(WMD) 해양확산차단 훈련에서 해군특수전전단 특수임무대원들이 해상기동헬기 UH-60에 탑승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시작은 1954년 ‘포커스 렌즈’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후 미군이 대거 철수하자 전쟁 재발을 가정한 훈련이었다. 주한미군이 6만명으로 줄고 1968년 북한군 특수부대가 청와대 인근까지 침투한 1·21 사태 발생 후 1969년 미군의 신속 기동성을 강조한 ‘포커스 레티나’로 훈련 명칭이 바뀌었다. 미국은 헬싱키 선언으로 유럽에서 대규모 훈련이 어려워지자 한국에서 세계 최대 군사 훈련인 팀스피릿(1976~1993)을 했다. 그 후 한·미연합전시증원(1994~2007), 키리졸브(2008~2018)로 대체됐고, 현재는 상반기 프리덤실드(자유의 방패), 하반기 ‘을지프리덤실드’를 한다.
북한은 한·미 훈련이 ‘정권 전복 연습’이라며 격렬하게 반응했다. 미군 전략무기 등장의 두려움, 맞대응 훈련을 위해 부족한 물자를 총동원해야 하는 부담이 컸다. 기회될 때마다 ‘대북 적대시 정책’의 상징이라며 한·미 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실제로 대북 대화 여건 조성 등을 위해 중단·취소·축소됐다. 1992년 북한 비핵화 협상 중 팀스피릿이 중단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후 훈련 취소를 지시했다.
한·미가 프리덤실드를 다음달 정상 실시한다고 한다. 정부가 북·미 대화 지렛대로 삼기 위해 훈련 조정 여부를 검토했는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을 위해 훈련 축소나 연기가 어렵다는 국방부 입장이 반영됐다고 한다. 대신 야외기동훈련을 연중 분산 실시하는 걸로 수위를 낮췄다. 남북관계 개선 여지를 조금이라도 열어놓겠다는 고심이 엿보인다.
한·미 훈련은 그간 한반도·정치 상황, 국제정세에 따라 명칭·규모·성격이 달라졌다. 훈련 주관은 유엔사에서 1978년 창설된 한·미연합사로 바뀌었지만 전작권을 쥔 미국이 지휘한다는 점은 그대로다.
전작권 전환이 지연될 때마다 이런저런 구실이 등장하지만, 중요한 건 정부 의지다. 한·미가 전작권 전환을 위한 3단계 중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을 올해 완료하고, 오는 10월 안보협의회에서 전작권 전환 시점을 설정하기로 했다. 목표 연도는 2028년이 유력하다고 한다. 이번만큼은 이재명 대통령 공약대로 임기 내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자주 국방’을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