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본부장 “관보 게재돼도 시점 유예 등 협의 가능”
김 장관, 미 상무부 장관과 화상 회의 등 진행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SNS로 촉발된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상을 막기 위해 정부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워싱턴에서 미 행정부·의회 관계자들을 만나고 5일 귀국한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행정부가 관세 인상을 공식화하기 위한 관보 게재 절차가 진행 중이라도 인상 시점에 대한 협의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회가 다음달 9일까지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기로 밝힌 만큼 남은 한 달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9일 출국했다가 이날 귀국한 여 본부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여야 합의로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여 본부장은 “미국의 입장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미국이) 관세 인상의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운 것이 대미투자특별법의 입법 지연이기 때문에 우리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좀 더 속도를 내겠다고 한 부분은 분명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며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우리가 합의 이행을 충실히 하면서 미국 측과 오해가 없도록 계속 긴밀하게 협의를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 절차상 관세 인상은 관보 게재를 통해 공식화하는데, 관보 게재를 위한 일부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여 본부장은 “중요한 것은 관보 게재가 되더라도 관세 인상 시점이 즉시인지 아니면 1개월에서 2개월 정도 여유를 두는지 여부”라며 “우리에게는 아직 협의할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정부는 미국 측과 계속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최대한 국익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론이 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의 기본 입장은) 한국의 선의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관보 게재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최근 방미했다 지난달 31일 귀국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국내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화상회의를 통해 물밑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 인상 적용 시기 등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인 만큼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여 본부장도 이번 방미 때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최근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회의’(다보스 포럼) 등에서 5차례 대면 접촉했다며 국내에서 지속해서 USTR과 계속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번 방미에서)한국은 관세 합의를 충실하고 신속하게 이행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한국이 이렇게 선의로 노력하고 있는데, 관세 인상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도 설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