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 남부지검 청사. 이준헌 기자
‘단군 이래 최대 금융 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라임 사태로 손해를 본 하나은행이 파산채권 금액 가운데 일부를 배상받게 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5부(재판장 윤찬영)는 5일 오후 하나은행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라임자산운용의 파산채권을 약 389억1000만원으로 확정하고, 라임자산운용 전 관계자인 이모 씨와 신한투자증권, 임모 씨에게 공동으로 약 327억90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모 씨에게는 라임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약 364억3000만원을, 신한투자증권과 임모 씨에게는 약 327억9000만원을 각각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배상액 산정의 구체적인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하나은행은 2022년 라임 사태로 손해를 입었다며 라임자산운용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라임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돌려막기’로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이어지며 이른바 ‘펀드런’이 발생했고 같은 해 10월 라임자산운용은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금융당국 등의 조사 결과 부실한 펀드 운용과 횡령 등 불법 행위가 드러났다. 피해 규모는 1조6000억원대로 ‘단군 이래 최대 금융 사기’라는 오명을 남겼다.
피해가 확산되자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2018년 이후 판매된 라임 펀드에 대해 판매사가 투자금 전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우리은행·하나은행·미래에셋증권 등 판매사들은 손실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스와프(TRS) 제공사인 신한투자증권을 상대로 책임을 묻는 소송에 나섰다. 신한투자증권은 라임자산운용과 TRS 계약을 맺어 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위험을 나누는 구조를 만들고 라임자산운용의 자금 조달과 거래를 지원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신한투자증권은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같은 사안을 두고 제기된 다른 소송에서도 판매사 일부 승소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우리은행과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 각각 647억원과 9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재판부는 신한투자증권과 라임자산운용이 우리은행과 미래에셋증권에 각각 453억원과 9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