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5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우원식 국회의장은 5일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 국민투표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설 전후를 개정 시한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마지막까지 (야당을) 최선을 다해 설득해볼 작정”이라면서도 설 전후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여당 단독 처리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투표법 개정과 개헌을 첫 번째 중점 과제로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투표법 개정 논의와 관련해 “조금 진전이 있는 것 같다”며 “최근 신임 정무수석과 여당 원내대표가 지방선거 원포인트 개헌을 얘기했고 조국혁신당도 동의했다. 어제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처음으로 개헌을 꺼냈다”고 말했다. 앞서 장 대표는 전날 국회교섭단체 연설에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주장하며 “현 정부 임기 내 청와대와 국회를 완전히 옮길 수 있도록 헌법 개정과 특별법 제정 등을 함께 추진하자”고 말했다.
우 의장은 장 대표 발언을 듣고 “깜짝 놀라서 귀가 번쩍 뚫렸다”며 “개헌을 이야기하는 순간 국민투표법 개정은 당연히 절차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늘에 닿으면 안 될 일이 있을까”라며 “절대로 우원식을 믿고 해보자. 합의된 만큼만 하자”고 말했다.
다만 우 의장은 이달 중 국민투표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전제로 여당 단독 처리 가능성도 열어뒀다. 우 의장은 “합의가 되는 게 가장 좋겠지만 합의가 안 됐다고 밀쳐놓고 하지 말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중립이란 합의가 안 됐을 때 가만히 서 있는 게 아니라, 헌법과 국민의 편에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국회의 비상계엄 승인권 명문화 등을 담은 개헌이 필요하다며, 6·3 지방선거에서 이에 대한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는 총선·대선과 달리 국민투표는 국민투표법의 적용을 받는데, 현행 국민투표법은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제한해 2014년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개헌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면 국민투표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우 의장은 “2025년은 국회의 존재감이 빛난 한 해였다고 자평한다”면서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안 여야 합의 처리, 5년 만의 예산안 법정기한 내 처리, 18년 만의 국민연금 개혁 등을 성과로 꼽았다. 아쉬운 점으로는 윤리특위 구성 지연을 들었다. 우 의장은 “개헌 논의가 정리되고 특위가 출범하면 이 문제를 다음 과제로 삼아 아주 세게 주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까지다. 국회의장 임기 종료 이후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우 의장은 “(개헌이 아닌) 다른 일을 염두에 두고 이러저러한 행보를 할 여유가 별로 없다”면서도 “저한테 주어진 과제를 잘 수행해나가야 국민들이 ‘너 뭐 해라’ 이런 소리도 나오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란에 대해서는 “과정 관리가 잘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저는) 지난 총선에서도 연동형 비례대표를 통해 민주대연합을 만들어야 (민주당이) 최대 의석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며 “민주대연합을 강조했던 사람으로서 보면 힘이 모이는 연대이자 통합이어야 하는데 오히려 분열되는 양상으로 가는 건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