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2인자 반부패 조사 중 이뤄진 조치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전인대 상무위)가 핵 과학자를 포함해 군사·장비 산업과 관계된 3명의 전인대 대표직을 박탈했다.
전인대 상무위는 4일 회의를 열고 류창리 전 중국공정물리연구원 원장, 뤄치 중국핵공업그룹 수석 연구원, 저우신민 전 중국항공산업공사 회장을 20기 전인대 대표직에서 해임한다고 밝혔다. 전인대는 중국의 입법기관으로 전인대 대표는 한국의 국회의원에 해당한다.
전인대 상무위는 세 사람의 대표적 박탈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직 전인대 대표가 해임되는 경우는 통상 부패 문제에 연루됐을 때 해당한다. 당 기율검사위원회 조사를 통해 부패 혐의가 밝혀지면 전인대 상무위는 회의를 열어 대표직을 바탕하고 이후 경찰조사와 기소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 순서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세 사람은 아직 당 기율위 조사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지만 최근 여러 회의에 불참하거나 현직에서 보직 해임된 상태”라고 전했다. 인사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전인대 회의 개최부터 이례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전인대 상무위는 통상 월말에 길게는 일주일 가까이 열리며 법안 심사 등 여러가지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전인대 상무위는 이날 하루 ‘원 포인트 회의’를 열어 긴급하게 인사 문제를 처리했지만 이유는 불문에 부친 것이다.
중국군 2인자였던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한국군 참모총장격인 류전리 중앙군사위원(연합참모부 참모장)이 ‘군사위 주석책임제’를 훼손하고 군의 전투력을 저해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이뤄져 주목된다.
전·현직 군 간부를 주로 대상으로 했던 중국군 반부패 사정은 지난해 방산업계를 본격적으로 겨냥했다. 구쥔 전 중국핵공업그룹 회장이 최근 기율위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됐으며 중국 국방부는 일주일 만인 지난달 24일 장 부주석과 류 위원의 조사 사실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국방부가 비공개 회의에서 장 부주석과 류 위원이 미국에 핵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당국은 구 전 회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를 파악했다고 군 고위 관계자들에게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군 내 기밀에 외부 유출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WSJ 보도는 중국 측의 서방 언론을 이용한 역선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전인대 상무위 회의에서 장 부주석과 류 위원 거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로써 두 사람의 전인대 대표 자격은 현재로선 유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