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노조, 김 위원 막말 손팻말 들며 시위
기독교단체선 “빨갱이 북한으로 꺼져라” 옹호
김 위원 ‘윤석열 방어권’ 안건 통과 성과 꼽아
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배움센터에서 열린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퇴임식에서 국가공무원노조 인권위지부 회원들이 김 위원이 했던 폭언을 손팻말로 만들어 항의하고 있다. 강한들 기자
각종 폭언과 반인권 행보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5일 퇴임했다. 퇴임식에는 인권위 노조와 기독교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김 위원에 대해 비판과 칭찬을 쏟아내면서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이날 김 위원은 이른바 ‘윤석열 방어권’ 안건을 상정하고 통과시킨 것을 자신의 대표적 성과로 꼽았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린 김 위원 퇴임식은 시작 전부터 소란스러웠다. 퇴임식에 앞서 인권위 노조원들은 손팻말을 들어 단체로 항의시위를 벌였다. 팻말에는 ‘야 이XX야, 너 맞을래?’(2025년 1월), ‘입 좀 닥치세요. 입 닥치라고 했습니다. 그만 입 닥쳐요’(2024년 12월) 등 김 위원이 그동안 인권위 회의 등에서 했던 막말을 적었다.
한 인권위 직원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사진을 들고 나와 “(김 위원이) 인권위 군인권보호관인데도 불구하고 박 전 수사단장의 긴급구제를 짓밟았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기독교계 단체 회원들은 김 위원을 응원했다. 이들은 “민주당 해체, 반국가세력 해체” “김용원 상임위원 승리하셨습니다” “빨갱이는 북한으로 꺼져라” 등을 외치며 노조원들을 막아섰다. 일부 회원들은 ‘윤 어게인(다시 윤석열)’ 목도리를 걸고 나왔다.
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배움센터에서 열린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퇴임식에서 국가공무원노조 인권위지부 회원들이 김 위원이 했던 폭언을 손팻말로 만들어 항의하고 있다. 강한들 기자
김 위원은 퇴임사에서 “국회의원이 군인을 반복적으로 모욕한 것에 대해 견제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밝혔다. 12·3 불법계엄 관련 국회 청문회 등에서 국회의원 질의 과정을 군인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극우 성향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구속됐던 일에 대해서도 “종교의 자유가 유린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손 목사에게 부산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김 위원은 대표적 성과로 이른바 ‘윤석열 방어권’ 안건 통과를 꼽았다. 김 위원은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적법 절차와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원칙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윤석열 방어권 안건’을 낸 당사자다. 이 안건 초안에는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결심한 이상 국방부 장관 등이 그러한 대통령의 결심을 뒷받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 김 위원은 “계엄이 선포되고 지속한 짧은 시간 동안 사람이 크게 다치거나 사망한 사례가 없고 기물 파손 정도도 경미해 체포되거나 구금된 사람도 없다”며 “내란죄를 적용해 체포·구속영장을 발부하는 일은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도 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2월 SNS에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면 헌법재판소를 부숴야 한다’는 글을 올린 김 위원을 공무원 정치중립 의무 위반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고발했다.
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배움센터에서 열린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퇴임식에서 국가공무원노조 인권위지부 회원들이 김 위원이 했던 폭언을 담은 손팻말이 찢어진 채 바닥에 흩어져 있다. 강한들 기자
앞서 김 위원은 2024년 6월 경향신문·한겨레를 언급하며 “기레기들이 들어와 방청하고 쓰레기 기사를 쓴다. 이런 상황에서 방청을 허용할 이유가 있냐”고 말했다. 인권단체에 대해서도 “인권 장사치들이 방청하고 회의 내용을 왜곡하고 무분별하게 인권위원 사퇴를 요구하는 작태가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2024년 7월에는 국회 운영위에서 “인권위는 좌파들의 해방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가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 위원은 인권의 가치를 보듬어야 할 입으로 반인권적 막말 잔치로 무도함을 가감없이 드러냈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귀를 닫고 ‘탄압과 독선’으로 일관했다”며 “김 위원이 3년 임기 중 인권을 위해 가장 크게 기여한 순간은 인권위를 떠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김 위원은 “향후 강남에 있는 한 법무법인에서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의 인권위원으로서 활동을 꾸준히 기록해왔습니다. 김 위원의 인권위 임기 중 주요 기사를 확인하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