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정치검찰 조직기소 전 국민이 규탄한다’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5일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수사기관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중대범죄수사청 수사 인력의 이원화 구조는 일원화하고 수사 범위는 9대 범죄에서 6대 범죄로 축소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검찰개혁 정부안(공소청·중수청 설치법안)을 논의하는 정책 의원총회를 열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은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보완수사권을 인정할 경우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한다는 목적이 퇴색되는 측면이 있고 검찰개혁에 대한 지지자들의 열망을 생각할 때 (검찰 수사권 폐지는) 상징적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정책수석은 “피해자들이 억울하게 수사 미진이나 지연으로 피해를 받지 않도록 다른 수사기관이 공소청의 (보완수사요구) 의견을 따르지 않았을 경우 사실상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식으로 개선 방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실효적인 보완수사요구 방안 등에 대해선 추후 정부가 마련할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몫으로 넘겼다. 헌법상 검찰총장 명칭이 있어 위헌 논란이 불거졌던 공소청장 명칭 문제는 ‘공소청장은 검찰총장을 겸한다’는 조항을 넣어 해결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안은 중수청 수사 인력을 법조인 수사사법관과 비법조인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했지만 민주당은 변호사 자격 제한을 없애고 수사관으로 일원화했다. 민주당은 15년 이상의 수사·법조 경력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중수청장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변호사 자격이 없는 경찰이나 검찰 수사관도 중수청장이 될 수 있다.
정부안은 중수청의 수사 범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국가보호(내란·외환 등)·사이버 등 9대 범죄로 정했지만, 민주당은 공직자·선거·대형참사를 제외한 6대 범죄만 수사하도록 의견을 모았다. 사이버 범죄 중에서도 국가 기반시설 공격이나 첨단기술범죄에 한정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중수청의 중대범죄 수사가 다른 수사기관의 수사와 중복될 경우 사건을 가져올 수 있는 이첩요청권 조항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당내에서도 수사 지연 우려가 나왔지만 수사 혼선 방지를 우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의원총회에선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당내 여러 의견을 정리해 발표한 뒤 의원 4명이 추가 의견을 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A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가 법사위 중론이라고 전했지만 B의원은 지역민 의견을 근거로 지방 경찰의 수사력이 미진해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C의원은 중수청이 수사 개시를 공소청에 통보하는 조항이 독소조항이라며 우려했고, D의원은 사건 암장을 막으려면 전건송치(수사기관이 모든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 제도가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번주 정부에 수정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정부가 민주당 의견을 반영한 수정안을 발의하면 국회는 각 상임위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한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당정협의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 원내정책수석은 “최대한 신속히 2월 중에, 늦어도 3월 초까지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10월2일 공소청과 중수청이 정상적으로 출범할 수 있다는 데드라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민주당의 수정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구속 송치 사건, 공소시효 임박 사건 등 예외적인 경우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원내정책수석은 “대통령실(청와대)과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지는 않았다”며 “법안에 대한 수정은 오롯이 당의 의견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