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셀프 조사’로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재원 기자
경찰이 국회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를 다시 불러 조사한다.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1차 조사를 받은 지 6일 만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오는 6일 로저스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해 12월30∼3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 출석해 허위 증언을 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를 받고 있다.
로저스 대표는 당시 쿠팡이 정부나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이른바 ‘셀프 조사’ 의혹과 관련해 “한국 정부 기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누가 유출자 접촉을 지시했느냐’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정부 기관이 저희 직원에게 지시했고, 그에 따랐다”며 “한국 정부가 협조를 요청했고, 쿠팡 내부 결정은 없었다”고 답했다. 또 “여러 차례에 걸쳐 해당 기관(국정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도 한 바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이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로저스 대표를 포함한 쿠팡 전·현직 임원 7명을 위증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로저스 대표의 경찰 출석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1차 소환은 서울경찰청 쿠팡TF가 했다. 당시에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셀프 조사’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조사했다.
앞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 직원을 접촉해 약 3000개 계정의 개인정보만 저장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경찰은 실제 유출 규모가 3000만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쿠팡이 의도적으로 허위 발표를 했는지, 유출 규모를 축소하려 한 것은 아닌지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