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5일 발의됐다. 국내 대표적인 새벽배송 업체인 쿠팡에서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뒤 대형마트에도 새벽배송을 허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단체는 당정이 쿠팡 견제를 이유로 대형마트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키우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동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 등을 규정한 제12조의2에 추가 조항을 신설해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 범위 내에서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의 온라인 배송을 제한 없이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기존의 오프라인 영업 규제는 유지된다.
김 의원은 법안 제안이유에서 “맞벌이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소비 패턴의 변화가 커지고 유통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주말과 새벽 시간대 소비자들이 온라인 주문과 새벽배송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점점 더 이용하고 있어, 대형마트 등 온라인 영업 규제의 중소유통 보호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오히려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대형마트 등에만 영업 규제를 유지하는 것이 규제 형평성, 유통산업 경쟁 활성화, 소비자 선택권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규정은 지난 2012년 신설된 뒤 13년간 유지됐다. 이 조항에 따라 대형마트와 SSM은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범위에서 영업시간이 제한되고, 매월 이틀의 의무휴업을 해야 한다.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4일 실무 당정협의회에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의 법 개정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정회의에서 온·오프라인 시장에 대한 상생 방안 마련을 위한 정부안을 보고받았다”며 “온·오프라인 시장에 대한 상생 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에 대해서는 여당 내에서도 자영업자 지원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향후 법 통과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소상공인 단체는 대형마트 규제 완화 기조에 즉각 반발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규제가 쿠팡을 키웠다는 핑계로 대형마트 족쇄를 풀어주겠다는 것은 영세 자영업자들을 대기업의 무한 경쟁 틈바구니로 밀어 넣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밝혔다.
연합회는 “국회가 쿠팡 견제를 명분으로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것은 이미 쿠팡 규제가 불가능하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결국 골목상권은 온라인 공룡과 오프라인 공룡 양측의 협공을 받아 초토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회와 마트산업노조, 전국택배노조 등은 오는 6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민주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