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이상해
빅터 D.O. 산토스 글·카타리나 소브럴 그림
신수진 옮김 | 국민서관 | 40쪽 | 1만5000원
거리를 걷는 사람의 배낭 위엔 흰 새가 올라타 있고, 카페에 앉은 사람은 떡하니 ‘가짜뉴스’라고 적힌 신문을 읽는다. 옆집 굴뚝엔 바나나가 꽂혀 있다. 그 집 아저씨가 가꾸는 정원엔 낙타가 보인다. 아이가 가는 곳곳마다 이상한 사람들, 그리고 조금씩 어긋난 풍경들이 지나간다.
이 그림책은 이렇게 노골적인 장면들로 독자를 맞이한다. ‘이상함’은 처음부터 책장 한가운데에 놓인다. 일러스트레이터 카타리나 소브럴이 그린 세상에선 보라색 나무가 자라고 자전거 안장은 핫도그로 만들어진다. 현실을 닮았지만 현실 같지 않은 일상의 모습들은 보는 이의 시선을 붙잡는다. 왜 여기에 이게 있지?라는 의문이 드는 순간 피식 미소가 새어 나온다.
웃음기 가득한 장면들 속에서도 아이의 시선은 진지하다. 작가 빅터 D O 산토스는 예리한 아이의 눈을 빌려 이상한 사람들을 바라본다. 아무도 믿으면 안 된다고 당부하며 자신의 말을 꼭 명심하라는 남성, 남들을 신경 쓰다 보면 상상력이 사라진다고 걱정하는 삼촌까지. 그런데 앞뒤가 조금 다른 말을 하면서도 각자의 신념을 꼭 쥐고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 어쩐지 우리 모두의 모습 같기도 하다.
이 책은 이상한 사람들을 밀어내지 않는다. 따로 있을 때 이질적으로 보이던 존재들을 모아 그림을 완성하고 하나의 이야기로 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도 슬쩍 겹쳐 보인다. 조금 어긋나 있고, 들쭉날쭉하지만 그럭저럭 굴러가는 세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 역시 누군가의 눈에는 별난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상한 사람들을 지켜보던 아이는 등교할 시간이 되었다며 떠날 채비를 한다. 그러곤 그냥 두 발로 걸어가는 대신 아슬아슬한 외발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선다. 유쾌하게 시작한 이 책은 끝까지 재치가 가득하다. ‘이상함’은 언제나 남의 이야기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여운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