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홀 x 오케스트라
도요타 야스히사·하야시다 나오키·우시오 히로에 지음
이정미 옮김 | 에포크 | 320쪽 | 2만원
클래식 거장들이 음향 설계가 잘된 콘서트홀로 꼽는 일본 도쿄의 산토리홀. 에포크 제공
콘서트홀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행위와 듣는 행위가 교차하는 장이자 그 자체가 하나의 건축작품이다.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멋진 음악은 지휘자와 연주자의 역량이기도 하지만 콘서트홀 음향설계의 ‘품질’도 한몫을 한다. 콘서트홀을 제2의 악기라고 부르는 이유다.
일본 도쿄의 산토리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프랑스 파리의 필하모니 드 파리, 독일 함부르크의 엘프 필하모니, 한국 롯데 콘서트홀의 공통점 하나는 많은 클래식 거장들이 입 모아 콘서트홀의 음향을 칭찬했다는 점, 또 하나는 도요타 야스히사가 음향설계를 맡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음향설계사 도요타 야스히사와 음악평론가가 나눈 대담을 음악저널리스트가 정리한 것이다. 콘서트홀이라는 공간을 중심에 두고 음향과 음악, 건축에 관해 나눈 폭넓은 식견을 들여다볼 수 있다.
또 음악을 새로운 시각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눈을 뜨게 해준다. 예를 들어 오케스트라 배치를 보면 보통 현악기가 앞에 있고 그 뒤에 목관 파트가 자리 잡는다. 그런데 현악기가 두 줄로 앉는다면 모차르트 곡이든, 말러 곡이든 똑같이 편성할 수 있지만 세줄로 앉는다면 곡목이 바뀌면서 단원들의 자리 조절은 불가피하다는데 왜 그런지 이들의 대화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휘자로서 뚜렷한 업적을 쌓아온 사이먼 래틀이 왜 빈 필과 연주하면서 충돌이라는 결과를 빚었는지, 지휘 스타일이나 개성이 완전히 다른 무티와 자발리슈, 에센바흐가 차례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맡으면서 어떻게 음악의 질이 하락했는지와 같은, 내밀한 속사정을 아는 전문가들에게서 들을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