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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남북 경제협력 기여 …장치혁 전 고합그룹 회장 별세

입력 2026.02.05 21:18

수정 2026.02.0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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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수교훈장 숭례장 수훈

장치혁 전 고합그룹 회장

장치혁 전 고합그룹 회장

한·중 수교와 남북 경협에 기여한 장치혁 전 고합그룹 회장이 5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1935년 4월 평북 영변에서 독립운동가 장도빈 선생의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고교 1학년 때 6·25를 맞았다. 15세였지만 18세라고 속이고 장교를 육성하는 육군종합학교에 들어갔다. 1953년 중위로 예편했다. 용산고, 단국대 법정대를 졸업했다.

1966년 고려합섬을 창업해 국내 최초로 폴리프로필렌 스테이플 섬유를 생산했다. 1971년 국산 나일론 ‘해피론’을 개발해 침구류를 만들었다. 1983년 고려합섬에서 석유화학 부문을 떼내 고려종합화학을 세웠다.

고려합섬은 한때 재계 16위까지 올랐지만 1997년 외환위기 후 워크아웃 대상이 됐다. 2001년 채권단의 결정으로 고인이 경영에서 손을 뗀 뒤 그룹은 공중분해됐다.

고인은 한·일, 한·중 외교와 대북 경협에 기여했다. 고려합섬과 관계가 밀접했던 일본 이토추상사의 세지마 류조 당시 부회장과 박정희 대통령의 만남을 주선했다. 세지마의 권유로 중국에 관심을 갖고 1988년 중국의 조선족 실력자로 덩샤오핑 측근이던 진리 국제우호연락회 부회장 등을 한국에 초청했다. 1989년 박철언 당시 대통령 정책보좌관의 부탁으로 노태우 대통령의 친서를 덩샤오핑에게 전달하고, 안재형·자오즈민 결혼 문제를 풀도록 돕는 등 한·중 수교 전 양국 접촉을 도왔다. 이 공로로 1992년 수교훈장 숭례장을 받았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독립운동 유적지를 조사하고 시베리아 가스 공동개발을 추진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비공개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드나들며 김일성, 김정일을 만나 금강산 개발, 나진·선봉 개발 사업 등 남북 경협을 모색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남북경협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전경련 부회장,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나옥주씨와 2녀(장호정·호진), 사위 제레미 장 FTI컨설팅 수석고문, 김형준 기린건축 대표이사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9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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