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 등서 연구용역 수주 ‘에듀이스쿨’…작년 수익 급증
김 시의원 텔레그램 삭제 시기와 맞물려…수의계약 관련 의혹 증폭
강선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지난달 15일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김경 전 서울시의원의 가족이 소유했던 법인 ‘에듀이스쿨’이 김 전 시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이 불거진 직후 돌연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듀이스쿨은 서울역사편찬원과 서울시립미술관 등과 연구용역 계약을 맺어온 업체로, 최근까지 상당한 영업이익을 내다가 갑자기 문을 닫았다.
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에듀이스쿨은 지난달 7일 폐업했다. 김 전 시의원은 자신의 공천 헌금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해 12월31일 미국으로 출국해 머무르다 지난 1월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 전 시의원이 미국에 있는 동안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 메신저 기록이 삭제돼 증거 인멸 의혹이 제기됐다. 에듀이스쿨 역시 비슷한 시기에 폐업했다.
2019년 설립된 에듀이스쿨은 폐업 전에도 실적이 빠르게 늘고 있었다. 이 법인의 기업분석 보고서를 보면, 에듀이스쿨 영업이익은 2023년 약 7000만원에서 2024년 12월 기준 2억3600만원으로 늘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등과 다수의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했다.
에듀이스쿨의 상호는 김 전 시의원의 여동생 김모씨가 대표로 운영하던 법인 ‘에듀e스쿨’과 글자 하나만 다르다. 에듀e스쿨 역시 2015년 서울공예박물관으로부터 공예교육 프로그램 개발 연구용역을 수주했고, 2019년에는 서울시의회로부터 2300만원 규모의 연구용역 과제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이후 2020년 2월 돌연 폐업했다. 이익을 남기고 문을 닫은 이른바 ‘흑자 폐업’이었다. 당시 김 전 시의원은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에듀e스쿨이 폐업한 지 약 두 달 뒤 설립된 에듀이스쿨에는 김 전 시의원의 모친 박모씨가 이사로 재직했다. 에듀이스쿨과 에듀e스쿨의 주소지는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김 전 시의원 명의의 건물로 동일하다.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이 찾아간 에듀이스쿨 주소지에는 또 다른 상호인 ‘와이즈교육’ 문패가 걸려 있었다. 관리소 근무자는 “이 건물에서 15년 동안 일했는데 상호가 족히 10번은 바뀐 것 같다”며 “간판은 계속 바뀌었지만 교육을 하는 사람들은 늘 비슷했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시의원도) 가끔 나와 얼굴을 비추긴 했지만, 못 본 지 1년은 된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폐업 행태가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한 세무사는 “수의계약은 사실상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두고 체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약 과정의 투명성이 특히 중요하다”며 “동일한 법인과 계약을 반복하면 의심을 살 수 있어, 외형상 다른 업체처럼 보이게 하려고 폐업과 개업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소지가 동일하다면 폐업 이유는 더 분명해진다”며 “같은 주소에 법인이 여러 개 난립하면 법인 쪼개기나 사업장 쪼개기 의혹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폐업과 신설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경율 회계사도 “법인의 경우 굳이 폐업할 필요가 없고, 상당한 영업이익을 내는데 폐업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시는 김 전 시의원이 수의계약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기관 여러 곳에 대한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 대상에는 서울공예박물관, 서울역사편찬원,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함께 계약 관련 사업을 인허가하거나 검토할 수 있는 서울시 국·실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