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흑자액도 187억달러로 ‘역대 월간 최대’
작년 해외주식투자, 경상수지 흑자와 맞먹는 규모
지난달 27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와 자동차가 놓여 있다. 정효진 기자
지난해 연간 수출이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넘어서며 연간 경상수지 흑자액이 1230억달러(약 176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와 국민연금 등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규모도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5년 12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액은 187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2023년 5월 이후 32개월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흑자 규모가 전월과 비교해 58억달러나 증가하면서 지난해 9월 기록한 종전 최고 월간 흑자액(142억2000만달러)을 뛰어넘었다.
12월 경상수지 흑자에 힘입어 지난해 누적 경상수지도 대규모 흑자를 냈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1230억5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돼 2015년(1051억2000만달러) 기록한 종전 연간 경상수지 최고치를 10년 만에 넘어서며 새 기록을 썼다.
수입보다 수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수출 증가에 힘입어 12월 상품수지 흑자액이 188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체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12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1% 증가한 716억5000만달러로 집계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수출을 이끈 건 반도체였다. 정보기술(IT) 품목이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기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를 보이고 비IT 품목도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늘면서 두 달 연속 수출이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IT(32.4%), 반도체(43.1%), 컴퓨터주변기기(33.1%) 등의 수출 증가율이 컸다.
수입은 에너지 가격 하락에도 승용차와 금을 중심으로 한 소비재 수입이 크게 늘며 두 달 연속 증가해 528억달러로 집계됐다. 소비재 수입이 17.9% 늘었고, 이 중 금 수입액은 461.9%나 폭등했다.
연간으로 봐도 상품수지 흑자액은 1380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였고, 수출액은 7189억4000만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넘겼다.
12월 서비스수지는 겨울 방학에 따른 해외여행 등의 수요로 여행수지가 14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36억9000만달러 적자였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47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월간 기준 역대 세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액이 역대 최대였지만 거주자 해외증권투자를 통해 빠져나간 자금도 많았다.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누적액은 1402억8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내국인의 연간 해외증권투자 규모가 1000억달러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월의 경우 주식을 중심으로 내국인 해외증권투자가 143억7000만달러 불어났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거주자의 연중 해외주식투자 규모 역시 역대 최대인 1143억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경상수지 흑자와 맞먹는 규모”라며 “주체별로는 자산운용사·보험·증권사 등이 421억달러, 국민연금 등 공적기관이 407억달러, 개인이 314억달러를 투자했다.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등까지 고려하면 개인의 직·간접 해외 주식투자 규모가 국민연금 등 공적기관 규모를 상회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환율 영향과 관련해서는 “전체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급증이 외환 수급과 관련해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의 경상수지 흑자 효과 등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