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 위원회, 지난해 보류했던 17개 사업 승인
지난해 보류 이유…미국, 정책 방향 결정 때문?
이번 면제 조치, 북한 향한 유화책으로 해석돼
2021년 8월 북한 함경남도 수해 지역 주민들이 수해 물자를 당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17개 인도적 사업에 대한 제재를 면제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보류됐던 사업들의 제재 면제가 한꺼번에 이뤄진 것으로, 오는 4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북한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외교가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내 대북제재위원회인 1718위원회는 최근 공식 의결 절차를 걸쳐 대북 인도적 지원 17개 사업에 대한 면제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위원회가 제재 면제를 결정한 것은 9개월여만이다.
1718위원회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에 따라 설치된 기구로, 대북 제재 이행을 감독한다. 1718호는 북한의 2006년 1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된 포괄적 대북 제재 결의다.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자 할 경우는 제재위의 면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제재 면제가 이뤄진 17개 사업은 보건·식수·취약계층 영양 지원·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과 관련됐다. 경기도 3건과 국내 비영리단체 2건 등 국내 5건,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WHO),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 8건, 미국 등 다른 국가의 민간단체 4건이다. 각 사업비는 평균 2~3억 규모다.
1718 위원회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17개 사업에 대한 면제 연장을 보류했다. 지난해 1월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일었다. 위원회의 의사결정은 1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이뤄지며, 미국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면제 연장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보내는 유화 제스처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4월 방중을 계기로 북한과 대화의 장을 마련해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며칠 내로 어떤 새로운 진전 사항이 있을 것 같다”며 “거창한 사안은 아니고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는 성의 차원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적 지원과 관련한 잡음을 만들지 않으려는 미국의 의도일 것이란 반론도 있다.
북한이 인도적 지원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현재 유엔 기구의 평양 입국을 허용하지 않은 채, 유니세프가 지원하는 백신만 우편으로 받고 있다. 국내 민간단체의 인도적 지원도 2024년부터 중단된 상태다. 북한은 2023년 12월 남한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대남 단절 조치를 강화해온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애써왔다”라며 “좋은 호응이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