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건강세? 설탕세? 설탕 부담금?···‘예방 정책 vs 소비자 부담’ 논쟁 본격화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에 '설탕 부담금' 도입 의견을 물으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설탕세 과세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는 있지만 "설탕세는 국민 부담 증가로 인한 조세저항 및 음료 산업계의 반발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도입 검토 시에는 이해당사자, 전문가 등을 포함한 국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올 1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30명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0.1%가 설탕 부담금 도입에 찬성했다.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건강세? 설탕세? 설탕 부담금?···‘예방 정책 vs 소비자 부담’ 논쟁 본격화

입력 2026.02.07 10:00

수정 2026.02.07 10:18

펼치기/접기
  • 김향미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Unsplash, Immo Wegmann

ⓒUnsplash, Immo Wegmann

[주간경향]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X)에 ‘설탕 부담금’ 도입 의견을 물으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우회 증세”라는 비판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왜곡”이라며 설탕 부담금은 일반 세금과는 다른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한 ‘부담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설탕 부담금 도입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갈리는 가운데 논의는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3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1월 30일 첨가당 함량에 따라 가당 음료 제조·가공·수입하는 자에게 부담금을 부과하고 이를 만성질환 예방·관리 사업 및 공공의료 등에 사용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2월 12일에는 정태호 민주당 의원과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관련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를 연다. 설탕 부담금을 둘러싼 쟁점을 짚어봤다.

■건강세? 설탕세? 설탕 부담금?

흔히 ‘설탕세(Sugar Tax)’라고 부르지만, 설탕 그 자체에 세금이나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 설탕세는 당이 첨가된 식품, 특히 당이 과도하게 들어간 청량음료에 세금·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가리킨다. 담배와 술 등 건강에 유해한 식품에 매기는 ‘건강세(Health Tax)’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건강세로 포화지방, 나트륨 등이 과도하게 들어간 식품에 세금을 매기는 사례도 있다. 건강세를 도입하는 것은 해당 식품의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를 억제함으로써 질병 예방 및 의료비 절감을 목적으로 한다.

당 섭취가 많을수록 비만, 당뇨, 치아우식, 심혈관 질환, 일부 암, 치매 등의 건강 위험을 높인다는 다수의 연구가 축적되면서 설탕세 도입 주장이 힘을 얻었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한 식품 및 음료의 소비를 목표로 세금과 보조금 등의 재정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노르웨이(1922), 헝가리(2011), 핀란드(2012), 멕시코(2014), 칠레(2014), 프랑스(2012), 태국(2017), 필리핀(2018), 영국(2018), 아일랜드(2018), 이탈리아(2020) 등 2023년 기준 120여개국에서 설탕세를 도입했다.

성공적인 사례로 영국이 꼽힌다. 영국의 ‘청량음료 산업 부담금(Soft Drinks Industry Levy)’은 100㎖당 설탕이 5g 미만이면 비과세, 5~8g이면 ℓ당 0.18파운드, 8g 이상이면 0.24파운드의 부담금을 매긴다. 영국은 설탕 부담금을 도입한 후 2025년 기준 과세대상 청량음료의 설탕 함량이 47% 감소하고, 설탕 함량이 높았던 음료의 65%가 성분을 변경했다. 2023년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 연구에 따르면 제도 시행 19개월 시점에서 초등학교 6학년 여아의 비만율이 8% 감소했다.

건강세를 도입했다 실패한 사례도 있다. 덴마크는 2011년 포화지방산이 2.3% 이상 포함된 버터, 우유, 피자, 육류 조리제품 등에 세금을 부과했다가 식품 가격 상승과 식품 가게의 폐업이 잇따르자 1년 만에 폐지했다.

지난 1월 2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일반 콜라, 사이다와 제로 콜라, 사이다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일반 콜라, 사이다와 제로 콜라, 사이다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한국에서 설탕 부담금이 필요할까. 만성질환 유병률과 당 섭취량을 보면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지를 받는다. 질병관리청이 ‘2024 지역사회건강조사’를 토대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34.4%)으로, 10년 전 26.3%에 비해 약 30.8%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3년 한국인 당뇨병 환자 수는 약 383만명으로 최근 5년간 19% 증가했다. 질병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인의 하루 당류 섭취량은 57.2g으로 WHO 권고량(50g 미만)을 초과했다.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는 지난 2월 2일 성명을 내고 “충치 환자의 숫자는 연간 600만명을 넘어섰고, 충치 치료비는 2021년에 이미 5000억원을 초과했다”며 “(이 대통령의)설탕 부담금 공공의료 투자 제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설탕과다사용부담금’ 도입을 주장하는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의 양선희 교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이 겪는 문제 중 하나는 비만, 당뇨 등 만성질환자가 많아진다는 것”이라며 “질병 치료보다 예방을 통해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탕 부담금 도입을 두고 “우회 증세”라는 비판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8일 엑스에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 (하는 것에 대해)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공론화를 제안했다. 이를 두고 ‘증세’라는 의견이 나오자 “일반 재정에 사용되는 세금과 특정 용도를 위해 그 필요를 유발한 원인에 부과하는 부담금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논문 ‘한국의 건강세 도입을 위한 조세제도 설계 방안: 감미료 음료 및 건강 위해 가공식품을 중심으로’(김윤희·박연서, 보건경제와 정책연구 제31권 제3호, 2025)는 해외 국가들의 건강세 설계 방식을 비교 분석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설탕세 도입 다수의 국가가 개별소비세(일반회계 편입)를 통해 징수한다. 프랑스는 부담금 방식으로 사회보장기금에 편입되도록 했고, 영국은 개별소비세로 징수하지만 재원을 학교 건강 증진 사업에 투자한다. 한국의 담뱃세 사례를 보면, 담배 한 갑(4500원)에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개별소비세, 부가가치세 외에도 국민건강증진기금(841원)이 부과된다. 이 기금은 금연 교육 등 건강 증진 사업에 쓰인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것은 담뱃세의 건강증진기금과 같은 ‘목적세’를 상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설탕 줄이는 사회적 합의 필수

오세형 경실련 경제정책팀 부장은 “일반 세금이 아닌 부담금이라 하더라도 간접세적인 성격이 있다”며 “기업이 납세 의무자가 된다고 하면,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설탕이 나쁘니 먹지 마라’ 이런 교정 효과도 있지만 어쨌든 소비자의 선택을 왜곡할 수 있는 우려도 크다는 점에서 도입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은 지난 1월 30일 자료를 내고 “(사업단이 제안한) 설탕과다사용부담금의 목적은 설탕 소비를 줄이는 데 있다. 재원이 0원에 수렴할수록 성공하는 독특한 구조”라고 했다. 이어 “설탕 부담금은 기업이 식품에서 설탕을 줄이도록 레시피를 바꾸면 내지 않아도 되는 구조”라며 영국처럼 소비자가 아니라 제조 단계에서 기업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설탕이 들어가는 모든 제품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이 아닌 데다, 기업이 저당 상품을 많이 내놓으면 부담금을 물지 않아도 되고 소비자도 건강한 음료를 선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의 당류 섭취량이 높기 때문에 이들에게 더 많은 부담금을 부과하는 역진성 문제도 제기된다. 양 교수는 “비만,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서 높게 나타나는 건강 불평등이 심각하다”며 “설탕 소비 감소로 인한 질병 예방 효과와 의료비 절감 효과는 저소득층에게 더 크다”고 했다. 그는 “목적세로 조성한 기금으로 취약계층에게는 건강 목표를 정해주고 이를 실천했을 때나 건강식품을 소비했을 때 바우처를 주는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2021년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가당 음료 제조·가공·수입·유통·판매업자에게 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임기 만료 폐기)을 발의했다. 이 법률안은 부담금은 국민건강증진기금에 적립돼 국민건강관리사업 등에 사용하도록 했다. 당시 개정안 검토 보고서는 “식습관 개선 유도와 질병 치료 재원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기초 생필품 성격이 강한 설탕에 부담금을 올리면 소비자에게 가격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설탕세 과세 동향과 시사점’(2020) 보고서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는 있지만 “설탕세는 국민 부담 증가로 인한 조세저항 및 음료 산업계의 반발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도입 검토 시에는 이해당사자, 전문가 등을 포함한 국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소비자 여론은 어떨까.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올 1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30명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0.1%가 설탕 부담금 도입에 찬성했다. 지난해 3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58.9%가 찬성했다. 몇 개월 사이 찬성률이 올라갔다. 양 교수는 “최근 설문에서는 설탕의 건강 위해성, 설탕 부담금의 운용 원리, 도입 취지 등을 먼저 제시하고 찬반 의견을 물었다”며 “설탕 부담금에 대해 알게 되면 찬성률이 높아진다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봐도 당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하기 때문에 설탕 부담금과 같은 규제 체계를 갖추는 것이고, 이에 연맹은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부담금이 제품 가격에 전가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청소년이 많이 먹는 제품들부터 선별해서 점진적으로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진행해야 한다”며 “부담금으로 모인 재원은 의료 등 용도를 정확하게 한다면 의미 있는 제도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