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올해 성장률 0.8% 전망 나와
유가 하락, 인구 감소가 가장 큰 원인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의 한 마을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가 하락과 인구 감소 등 구조적 악재가 겹치면서 침체한 경기가 전쟁을 끝내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도 한동안 견고했던 러시아 경제가 올해 들어 뚜렷한 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러시아의 작년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6%, 0.8%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성장률이 낮아진 주요 원인으로 유가 하락이 꼽힌다. 2022년 초 배럴당 90달러에 달했던 러시아 우랄산 원유 가격은 지난해 말 5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 연방 예산의 40%를 책임지던 화석연료 세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5%까지 급감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위협 등으로 인해 인도 등 주요 대체 시장마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줄이면서 러시아의 사정은 급해지고 있다.
유가 하락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구 절벽’이라는 장기적 악재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러시아 인구는 2019년 1억4550만명에서 2024년 1억4350만명으로 약 200만명 감소했다. 전쟁 사망과 해외 이민, 저출산이 겹친 결과다.
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 부족을 메우기 위해 러시아는 법인세를 20%에서 25%로, 부가가치세를 20%에서 22%로 인상하는 등 증세를 꺼냈다. 하지만 이는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 경제에 타격을 주며 여론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최고 21%까지 끌어올리면서 경기 둔화는 더 심화했다.
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는 러시아인은 지난해 8월 기준 39%로, 전쟁 초기인 2022년(29%)보다 10%포인트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당장 전쟁을 멈출 정도로 붕괴하지는 않겠지만, 예전처럼 막대한 국방비를 쏟아부을 여력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최근 미국 주도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의 3자 협상에 참여한 것도 이러한 경제적 압박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전시 경제가 영원히 버틸 수 없고 그간 약해진 경제가 우크라이나에는 새로운 협상 지렛대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