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합기도’를 체계화한 지한재씨가 지난달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연합뉴스가 8일 보도했다. 향년 만 89세.
고인은 1936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일본에서 합기유술을 익힌 덕암 최용술씨(1899∼1986)에게 배웠다. 고인은 합기유술에 전통 무예 발차기 기술을 더해 무술 체계를 세웠다. 1955년 안동에서 합기도 도장을 개관했다. 대한합기도협회 자료를 보면, 고인이 처음으로 ‘합기도’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본다.
‘한국형 합기도 체계화’ 한 지한재씨. 출처: 대한합기도협회
고인의 고향 후배인 오세림 대한합기도협회 총재는 연합뉴스에 “일본의 아이키도(合氣道)가 손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반면, 지한재 선생은 여기에 발기술을 더해 합기도를 종합무술로 발전시켰다”며 “처음엔 한글로 ‘합기도’라고 한 것도 일본과 다른 무예라는 걸 강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1957년 서울에서 합기도 성무관을 개관했다. 1960년대에는 청와대 경호실에서 경호관으로 근무하며 합기도를 가르쳤다.
지한재씨는 <사망유희>에서 이소룡과 대결하는 합기도 고수로 출연했다. 영화 화면 갈무리
1969년 미국 백악관에 파견돼 합기도를 시연했다. 이때 알게 된 미국 태권도 대부 이준구씨(1932∼2018)씨 소개로 브루스 리(이소룡·1940∼1973)를 만났다. <사망유희>에 합기도 고수 역할로 출연하기도 했다. 1984년 미국으로 건너가 ‘신무합기도’라는 이름으로 합기도를 보급했다.
오 총재는 고인과 청와대 경호실에서 함께 근무했다. 오 총재는 “1960∼1970년대 청와대 경호실에 태권도, 유도, 검도, 합기도 사범이 있었지만 호신술·체포술로는 고인이 가르친 합기도가 가장 뛰어났다”며 “합기도의 발차기는 태권도나 특공무술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추모식은 지난 7일 국립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