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도쿄에서 선거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민당이 지지를 급회복하고 있는 최대 요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인기다.”
로이터 통신이 8일 일본 중의원(하원) 총선거를 앞둔 지난 6일 기사에서 내놓은 분석이다.
‘다카이치 열풍’은 숫자로 먼저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집권 후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복수의 현지 여론조사에서 60~70%를 유지하며 고공행진해 30% 안팎에 머문 자민당 지지율을 크게 웃돌았다. 선거 기간엔 유세 현장에 수천명 인파가 몰리면서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자민당은 전국 각지 연설에서 평균 5000명 청중이 모였다고 전했다.
특히 젊은층에서 인기가 두드러졌다. 중의원 해산 직후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18세~20대 지지율은 88.7%로 90%에 육박했다. 내각 출범 당시 실시된 NHK 여론조사에서 18~39세 지지율은 77%로,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38%,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51%를 크게 웃돌았다.
집권 초기부터 다카이치 총리의 핸드백, 펜, 화장품 등이 지지자들 인기를 끌면서 ‘사나카쓰’ 표현이 생겼다. 아이돌 팬 활동을 뜻하는 ‘오시카쓰’와 다카이치 총리의 애칭 ‘사나’를 합쳐 만든 말이다. 로이터는 “다카이치 총리는 젊은 층 사이에서 소비와 팬 문화를 동반한 형태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중의원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인기 배경으로는 우선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서사가 거론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제조업체 회사원 아버지, 경찰관 어머니 아래서 성장한 비세습 정치인이다. 세습 의원 비율이 높은 일본에서 이같은 성장 과정이 “일본의 경제 호황 (시절)을 모르는 세대에게 태생이 아닌 노력을 통해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오른 경력으로 강하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 과정에서 보인 ‘드럼 연주’,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의 셀카 촬영 등 행보도 기존 정치인 상과 차별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SNS를 통한 메시지 발신에도 적극적으로, 다카이치 총리의 엑스 팔로워 수는 260만명에 달한다. 적극적 재정 지출, 보수색 강한 국가 안보 등 지향을 선명하게 드러낸 메시지 전략이 젊은층에 소구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닛케이아시아는 “이같은 열정이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세대의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짚었다. 자민당이 압승할 경우에도 소비세 감세 등 그간 유권자에게 내세워 온 정책을 실제 실현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로이터는 “다카이치 총리의 진짜 싸움은 오히려 선거 후에 시작될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SNS에 기인한 지지는 불안정해지기 쉬워 인기가 일시적인 것으로 끝날 위험도 있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11개 정당 대표 가운데 가장 긴 거리인 약 1만2480㎞를 이동하며 전국에서 유세 활동을 펼쳤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유세 기간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투자’(370회)이며, 그 다음 순위는 ‘적극 재정’(113회)으로 경제정책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고 도쿄신문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