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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우파 청년의 정치 도전 다큐, ‘생활정치쇼’를 곁들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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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

이일하 감독이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관람을 막 마친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기자가 목격한 지난 3일 청정백쇼에서는 함께 관객 앞에 서면서도 서로 전혀 친해 보이지 않는 창인과 현진의 불퉁한 상호작용과 그 모두를 흥미로워하는 듯한 이 감독의 열렬한 반응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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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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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우파 청년의 정치 도전 다큐, ‘생활정치쇼’를 곁들인 이유

입력 2026.02.08 17:28

수정 2026.02.0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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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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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상영 후 관객 참여형 토크쇼 ‘청정백쇼’가 진행되고 있다.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의 연출자 (왼쪽부터)권성민 PD가 이날 <청년정치백서>의 출연진 김현진, 김창인 그리고 연출자 이일하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 전지현 기자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상영 후 관객 참여형 토크쇼 ‘청정백쇼’가 진행되고 있다.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의 연출자 (왼쪽부터)권성민 PD가 이날 <청년정치백서>의 출연진 김현진, 김창인 그리고 연출자 이일하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 전지현 기자

“보는 데 힘들지 않으셨어요? 저도 편집할 때 힘들었어요(웃음).”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 이일하 감독(52)이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관람을 막 마친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불법 계엄 이후 좌우를 막론하고 광장에 목소리가 터져 나왔던 지난 한 해, ‘자기 진영’의 목소리만을 듣는 게 익숙해졌을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관람하는 건 확실히 유별난 경험일 수 있다.

영화는 대학 운동권 출신 ‘진보 청년’ 김창인(36)과 헬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보수 청년’ 김현진(43)의 정치 도전기를 교차해 담는다. 두 사람이 21대 총선에서 청년 비례대표가 되길 열망하던 2020년 전후를 중심으로 여정이 시작된다. 창인과 현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 밖 어느 잔디밭에서의 단 한 순간을 제외하고는 만나지 않는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소통관)에서 김창인(왼쪽)이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익스포스 필름 제공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소통관)에서 김창인(왼쪽)이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익스포스 필름 제공

이 감독이 아니었다면 애당초 둘은 평생 볼 일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창인은 동지들과 좁은 사무실에서 정책과 선거 전략을 논한다. 평등을 꿈꾸는 그의 말은 학술적이며 이상적이다. 실질적인 표를 모으기는 힘들다는 말이다.

반면 현진의 언어는 선동적이지만, 지나치게 날것이다. 상경해 자수성가한 헬스장 사장으로서 최저임금 인상 등 “좌파들의 정책”은 그에게 ‘도둑놈의 심보’로 보인다. 2019년 황교안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단식할 때 동조 단식을 했던 건 물론 삭발, 삼보일배, 1인 시위 등을 하는 게 그의 애국이다. 거리와 유튜브에서 쏟아지는 ‘애국시민’들의 후원은 그를 더 과격한 행동으로 나아가게 한다.

정치 지향에 따라 공감 가는 인물이 다를 수밖에 없다. 영화의 미덕은 둘의 얘기를 같은 비중으로 병렬 배치한다는 점에 있다. 어느 쪽에 서 있건 106분이라는 러닝타임 중 절반은 평소에 거들떠보지 않았던 상대 진영의 얘기를 강제 시청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이해는 안 될지라도 희한하게 정이 든다.

김현진(오른쪽)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700만 자영업자들을 살려주십시오’라고 쓰인 종이를 몸에 붙인 채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익스포스 필름 제공

김현진(오른쪽)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700만 자영업자들을 살려주십시오’라고 쓰인 종이를 몸에 붙인 채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익스포스 필름 제공

영화는 끝나면서 시작한다. 독립·예술극장에서 상영되는 이 영화는 지난달 24일 첫 회를 시작으로 상영이 끝나고 매 회차 다른 콘셉트의 관객 참여형 토크쇼를 진행한다. 이 감독은 이를 ‘관객과의 대화(GV)’가 아닌 ‘청정백쇼’라고 이름 지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보수 및 진보 진영 정치인과 유튜버, 영화감독 등이 창인·현진과 조합을 달리하며 출연한다.

이 감독은 지난 5일 통화에서 “기득권과 비기득권, 그리고 진보와 보수가 서로 이해하려는 생각을 아예 않는 상황이니만큼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쇼 기획 취지를 밝혔다. ‘정치 얘기는 하는 게 아니’라지만, 이 감독이 열어젖힌 공론장에서 개개인의 정치 지향은 유쾌한 대화 소재가 된다.

이일하 감독이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상영 및 청정백쇼에 앞서 관객들에게 설문지를 작성할 펜을 나눠주고 있다. ‘정치색에 맞는 펜을 가져가라’며 빨간색과 파란색 펜이 준비되어 있다. 이날 청정백쇼에는 이 감독과 김창인, 장혜영 전 의원이 참여하고 김정각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사회를 봤다. 익스포스 필름 인스타그램(@exfilm_official) 갈무리

이일하 감독이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상영 및 청정백쇼에 앞서 관객들에게 설문지를 작성할 펜을 나눠주고 있다. ‘정치색에 맞는 펜을 가져가라’며 빨간색과 파란색 펜이 준비되어 있다. 이날 청정백쇼에는 이 감독과 김창인, 장혜영 전 의원이 참여하고 김정각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사회를 봤다. 익스포스 필름 인스타그램(@exfilm_official) 갈무리

일부 회차에서는 관객들이 작성한 설문지를 바탕으로 쇼가 진행되는데, 그 질문도 매번 다르다. ‘대선에서 창인과 현진 중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면 누굴 뽑겠습니까?’ ‘당신이 정치인이 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등이다.

다큐멘터리 속 인물에 그칠 수 있었던 창인과 현진의 현재를 엿볼 수 있다는 건 청정백쇼의 또 다른 장점이다. 영화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여의 기록이다. 불법 계엄이라는 정치적 사건이 있기 전 촬영이 대부분 끝났다. 다큐멘터리에 업데이트되지 않은 두 사람의 지난 한 해를 직접 물을 수 있는 청정백쇼는 영화에 현재성을 더한다. 기자가 목격한 지난 3일 청정백쇼에서는 함께 관객 앞에 서면서도 서로 전혀 친해 보이지 않는 창인과 현진의 불퉁한 상호작용과 그 모두를 흥미로워하는 듯한 이 감독의 열렬한 반응이 눈에 띄었다.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출연자 김창인(왼쪽)과 김현진이 서울 여의도 국회가 보이는 잔디밭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다. 이날 촬영에서 두 사람은 3시간 가량 토론을 했다고 하는데, 영화에서는 자세한 토론 내용이 보여지지 않는다. 익스포스 필름 제공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출연자 김창인(왼쪽)과 김현진이 서울 여의도 국회가 보이는 잔디밭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다. 이날 촬영에서 두 사람은 3시간 가량 토론을 했다고 하는데, 영화에서는 자세한 토론 내용이 보여지지 않는다. 익스포스 필름 제공

지금은 ‘청년’ 정치백서이지만 이 감독은 장장 12년에 걸쳐 찍은 영화 <보이후드>처럼 두 사람의 삶을 길게 따라갈 계획이다. “이들이 한 번은 시의원이나 국회의원이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현역일 때 <중년정치백서>, 은퇴 후 <장년정치백서>를 찍는다면 대한민국 정치사가 쭉 보이지 않을까요.” 이 감독의 말에 현진은 “감독님이 굉장히 오래 살아야 할 거 같다. 현실적이지 않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는 지방선거가 있는 6월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상영될 예정이다. 2월에는 서울·강릉·대구 등에서 상영이 확정됐다. 이 감독은 “작은 영화인 만큼 관을 하나씩 열어나가는 중”이라며 “게스트로 온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의 대화를 팟캐스트 형식으로 녹음하는 등 다양한 콘셉트로 청정백쇼를 기획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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