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야산에서 8일 소방헬기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이틀째 번지던 산불이 약 20시간만에 큰 불씨가 잡혔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8일 오후 6시 기준 문무대왕면 입천리 산불의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인접 마을 주민 109명이 마을회관 등 10곳으로 대피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화재로 불에 탄 산불영향구역은 약 54㏊로 추정했다.
이번 산불은 전날(7일) 오후 9시40분쯤 최초 목격됐다. 사태 초기 소방당국은 진화 차량 24대, 인력 87명을 투입해 밤샘 진화를 벌였다. 날이 밝은 뒤 소방헬기 14대 등을 투입하면서 이날 오전 한때 진화율이 60%까지 올랐다.
하지만 순간최대풍속 초속 20m를 넘나드는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번지기 시작해 낮 12시쯤에는 진화율이 23%까지 떨어졌다. 산불 발화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약 8㎞ 떨어진 곳에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어 확산에 따른 피해가 우려됐다.
소방청은 두 차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총력대응에 나섰다. 인접 5개 시·도의 119특수대응단, 산불전문진화차 5대, 소방펌프차 20대, 물탱크차 10대 등 장비 139대와 헬기 45대, 523명의 인력을 집중 투입해 산불 확산 저지와 방어선 구축에 나선 결과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
산불 원인을 놓고 인근 송전탑에서 발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부 입천리 주민들이 소방당국에 “전날 오후 9시를 전후해 ‘펑’하는 소리와 함께 송전탑에서 불길이 시작됐다”고 진술했다. 김학철 입천리 이장은 “주민 2~3명이 방 안에서 ‘펑’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다만 송전탑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직접 본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발화 지점이 입천리 야산 중턱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은 약 100m 떨어진 지점에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등 인적이 닿기 힘든 곳”이라고 밝혔다. 경주시 관계자는 “한국전력 관계자들도 현장에 나와서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소방당국은 산불이 진화가 완료되는대로 정확한 산불 원인과 확산 경과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