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제6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국혁신당과의 합당과 ‘전준철 2차 종합특검’ 추천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합당 논의는 최고위원회의 패싱·문건 유출 시비와 권력쟁투로 좌초 위기에 처했고, ‘쌍방울 김성태 변호인’ 출신인 전 변호사 추천 파문은 여권 전체의 불신을 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관세협상·민생·행정통합 등 국내외 현안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혼란만 키우는 집권여당의 자중지란이 볼썽사납고 한심할 따름이다. 이 모든 불협화음의 큰 책임은 정청래 대표의 독단·불통 리더십에 있다.
정 대표의 실책은 특검 후보 추천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북송금 사건 피의자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변호했던 인물을 특검 후보로 올리면서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나 당 지도부조차 몰랐다는 것은 숙의 시스템 붕괴다. 이성윤 최고위원이 “윤석열에게 핍박받은 검사”라며 추천했다지만 최소한의 검증조차 하지 않은 셈이다. 전 변호사 추천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불쾌한 심경을 드러내고, 당내에선 8일 “제2의 체포동의안 가결 시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 대표는 박수현 수석대변인을 통해 “인사검증 실패로 누를 끼쳐 대통령에게 죄송하다”며 고개 숙였다. 하지만 부적절한 특검 추천은 당 정체성과 지지층 신뢰를 훼손했고, 대통령의 국정 동반자인 여당의 정치적 자해로 봐도 무방하다. 특검의 엄중함을 고려할 때 극도로 신중했어야 할 인선 아닌가.
내부 수습도 못한 채 합당을 밀어붙이는 방식 또한 거칠고 독단적이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는 13일까지 답하지 않으면 합당을 철회하겠다”며 ‘합당 데드라인’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토지공개념 정책을 사회주의적 체제 전환용이라고 한 민주당 일각의 주장에 대한 입장도 촉구했다. 조 대표의 최후통첩은 합당이 8월 전대를 앞둔 민주당 내 권력투쟁 도구로 변질되는 걸 거부하고, 합당 과정의 지분 밀약설·조국 대권론 시비를 차단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가치·비전의 통합이나 정치 발전 쟁론이 아니라, 밀실에서 선거 유불리만 따지다 분열된 합당 논의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정 대표는 자문해야 한다.
민주적 절차를 통한 책임 정치를 구현하는 것이 정당 대표의 역할이다. 중대한 정치적 사안을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밀어붙이다 분란의 늪에 빠진 정 대표 리더십은 국정 동력과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는 위험 신호다. 집권여당 대표는 당·정·청의 조정자이자 정치·국회를 이끄는 무거운 자리란 걸 정 대표는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합당·특검 추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부분은 사과하고, 빠른 시일 내 내부 소통과 출구 찾기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