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합당 논란, 솔직해지자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합당 논란, 솔직해지자

입력 2026.02.08 20:04

수정 2026.02.08 20:05

펼치기/접기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이것은 전형적인 권력투쟁이다. 갈등이 잦아들지 않고 심화하는 이유는 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당 일각이 합당의 명분으로 민주통합론을 꺼내거나, 혁신당은 애초 언젠가 통합할 대상이었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논의가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한다.

그렇다면 권력투쟁은 나쁜가. 모든 정치는 권력을 둘러싼 쟁투다. 문제는 지금 이 ‘시점’에 벌일 만한 싸움이냐, 그리고 ‘어떤 권력’과 ‘가치’를 위한 것이냐는 점이다. 이를 중심에 놓고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왜 지금이냐는 질문에 대한 근거인 민주당의 6·3 지방선거 승리 목적을 먼저 따져보자. 절박한 과제였다면 정청래 대표가 전격 제안하기 전에 당 내외에서 합당 요구가 나왔어야 한다. 그런 징후는 없었다. 정청래 대표는 이를 “고독한 결단”이라고 했다는데 선거 승패의 관건을 본인만 간파하고 있었다는 말일까.

여당 입장에서 선거공학적 이해득실을 따져봐도 유불리가 명확하지 않다. 최근 혁신당 지지율은 3%(2월 첫째주 한국갤럽·NBS)를 오간다. 특히 격전지인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 합당이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예를 들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4일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 서울은 합당 찬성 31%, 반대 41%였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찬성 23%, 반대 45%로 집계됐다. 합당으로 얻는 표와 잃는 표에 대한 대차대조표를 실제로 계산한 뒤 진행되는 논의인가.

결국 호남이 관건이다. 혁신당이 일부 선전하더라도, 이는 이재명 정부가 심판당한 것일까. 결국 호남 선거가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범여권 내 권력 지형이다. 호남에는 민주당과 혁신당 당원이 가장 많고, 이제 민주당은 1인1표다.

그런 점에서 지난 3일 정청래 대표가 1인1표제가 최종 통과된 후 남긴 말이 의미심장하다. 그는 “축구 경기에서 1-0으로 이기나 3-0으로 이기나 승리는 승리”라며 “당내 계파가 해체될 것”이라고 했다. 누구를 이겼다는 말이며, 그날 이후 해체됐다는 계파는 어디를 겨냥한 것일까.

연임을 노리는 여당 대표의 합당 제안은 자연스레 시선을 차기 당권으로 옮겨놓는다. 합당이 오는 8월 차기 당대표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2028년 총선 공천권을 갖는 당대표 자리를 두고 집권여당 1인자와 대통령을 제외한 행정부 1인자가 정면 대결할 가능성이 높다. 묘하게도 김민석 국무총리는 공개적으로 사실상 합당 반대 의사를 밝혔다.

누구를 위한 합당이냐는 의문에 더욱 불을 댕긴 것은 방송인 김어준씨와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다. 김어준씨는 자신이 주관하는 서울시장 여론조사에 당대표가 “로망”이라는 김민석 총리를 포함했다. 유시민 작가는 지난 2일 김어준씨 방송에 나와 김민석 총리를 힐난했고, 조국 혁신당 대표를 향해서는 “대통령이 돼서 나라를 책임질 자세를 갖고 있다면 빨리 합쳐야 한다. 큰 배를 띄우려면 반드시 본류를 타야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승리’를 위한 명분하에 이야기한다는 합당에 정작 ‘이재명’이라는 이름은 잘 들리지 않는다. 합당 논의가 차기 정치 일정을 염두에 둔 치열한 수싸움으로 비치는 이유다.

권력투쟁은 정치의 본질적 부분이다. 그러나 의미가 있으려면 공적 가치와 어느 정도는 연결돼야 한다. 합당 제안과 그 여파는 여당이 내세우는 내란 극복, 검찰·사법·언론개혁, 국정 지원, 민생입법에 도움을 주고 있는가? 합당 논란이란 블랙홀로 입법·정책 현안이 가려지면서 국정 동력이 훼손되고 있다.

당이 사분오열되자 여권 일각에서 청와대가 정리해주길 바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금도 찬반 양쪽 모두 물밑에서 ‘대통령 팔이’를 하며 여론전을 벌인다. 그러나 청와대가 우회적으로라도 한쪽 편을 들어준다고 해서 논란이 사그라든다고 믿는 것은 순진한 착각이다.

합당은 차기 대표·대선 구도뿐만 아니라 임기 8개월 차인 현직 대통령의 권력 향배와도 무관치 않다. 청와대가 참전한다면 갈등의 해결이 아닌 또 다른 불씨가 된다. 합당 문제는 너무 이른 시점에 다면적 권력투쟁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다. 다시 묻자. 누구를 위한, 무슨 대의를 위한 합당인가.

강병한 정치부장

강병한 정치부장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