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4위 밀려…1위는 폭스바겐
미 관세 재인상 땐 더 고전 예상
BYD의 소형 전기차 모델 ‘BYD돌핀’.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비야디)가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을 처음 추월했다.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 재인상이 현실화한다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BYD는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62만700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141.8% 오른 것으로, 글로벌 점유율은 전년 4.3%에서 8.2%로 3.9%포인트 확대됐다. 이로써 BYD는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제조사별 전기차 판매량 3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중국 외 전기차 시장에서 총 60만9000대를 팔았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8% 늘었지만, 점유율은 7.9%로 전년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밖 시장 연간 전기차 판매량에서 BYD보다 낮은 기록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YD가 가격 경쟁력과 자체 배터리 기술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게 판매량 순위 변화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BYD는 헝가리·튀르키예·태국·인도네시아 등 유럽·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현지 공장을 신설·증설하며 지역 수요 특성에 따라 상용차·소형차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순수 전기차(BEV) 부문에서 EV6, EV9, 코나 일렉트릭 등 기존 주력 모델이 판매 둔화세를 보이며 성장 탄력을 이어가지 못했다고 SNE리서치는 분석했다. 또 북미 시장에서 약 16만6000대를 인도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재인상(15%→25%) 예고가 현실화한다면 가격 경쟁력이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다.
SNE리서치는 “현대차그룹은 조지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리스크를 일부 완충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관세 적용 범위가 부품까지 넓어지면 미국 내 조립 물량도 비용 압력을 받을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라인업 믹스와 가격 전략, 공급망 현지화 속도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 밖 시장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업체는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전년 대비 60.0% 증가한 126만6000대를 판매하며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ID.4, ID.7 등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 기반의 모델들이 성장을 견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