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우경화·영토 문제 등 우려 시선 여전…이 대통령 “깊은 협력 기대”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의 압승을 이끈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한·일 양국이 보다 넓고 깊은 협력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내 일본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국 압박 기조, 중·일 갈등 지속을 고려하면 한·일관계는 비교적 순탄하게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과거사와 영토 문제가 상존하는 만큼 양국 정부가 이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선거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총리님의 리더십 아래 일본이 더욱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일본 나라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새로운 60년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함께 내디뎠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신뢰와 유대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이 보다 넓고 깊은 협력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머지않은 시일 내 다음 셔틀외교를 통해 총리님을 한국에서 맞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해당 게시글에 다카이치 총리 계정을 ‘멘션’(언급)하고 일본어로도 축하 인사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다카이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일본 전문가들은 현재 국제 및 동북아 질서를 고려하면 한·일관계가 순항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일본학과)는 “다카이치 총리의 일본이 처해 있는 환경은 미국의 관세·안보 부담, 중국과의 대만해협 갈등, 북핵을 포함한 지정학적 위기가 있다”며 “두 차례 한·일 정상회담 기조에서 보듯 한국과 협력하겠다는 자세가 강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한·일관계가 악화돼서 일본이 얻을 이익은 없다”며 “이는 최근 셔틀외교를 통해 일본이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주로 경제 협력 분야를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일어일본학과)는 “앞선 2차례 양국 정상의 셔틀외교 이후 인공지능(AI)·반도체·조선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시스템적으로 마련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일본은 경제 정책에 힘을 쏟아내야 할 상황”이라며 “다카이치 총리가 우경화 행보를 취할 것이라고 조급해하기보다 한국 정부는 ‘투 트랙’ 기조하에서 협력할 부분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보수세가 더 강해진 일본 정부가 과거사나 영토 문제를 거론하거나 개헌 등을 통해 군사 대국화를 추진할 경우 양국 관계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렬 경남대 교수(전 오사카총영사)는 “과거사와 독도 문제는 일본 보수 세력의 오랜 숙원사업”이라며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도록 지속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원덕 교수는 “중국의 군사 대국화가 진행되고 있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국방력 강화가 한국에 꼭 부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