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타스연합뉴스
남미 사회주의 국가 쿠바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봉쇄’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냉전 시절부터 쿠바의 오랜 우방인 러시아가 미국을 맹비난하며 연대할 뜻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채택한 질식 전술이 쿠바에서 정말로 많은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쿠바의 상황은 정말로 심각하다”면서 “우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며, 외교 및 기타 채널을 통해 쿠바의 친구들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가능한 모든 원조를 제공하는 방안을 쿠바의 친구들과 함께 논의 중”이라고 했다.
쿠바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봉쇄 조치를 정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쿠바를 향한 베네수엘라 원유 공급을 중단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와 석유 거래를 하는 다른 나라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압박 강도를 높였다.
로이터는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 협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악화된 관계를 회복하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쿠바를 향한 대우에 대해선 불만을 분명하게 한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빅토르 코로넬리 주쿠바 러시아대사도 지난주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러시아가 최근 몇 년간 쿠바에 석유를 계속 공급해왔다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쿠바는 사실상 ‘연료 배급제’에 돌입한 상태다. 항공기 급유를 중단하고 관공서를 주 4일제로 전환하는 등 비상 조치가 시행됐지만 에너지 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