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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기르는 맹견에 목줄을 채우지 않아 이웃과 행인이 물리는 사고를 낸 견주가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동물보호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A씨에 대해 금고 4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전남 고흥군 자택에서 맹견 두 마리를 키우면서 목줄을 채우지 않는 등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2023년 3~11월 4차례에 걸쳐 개물림 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공격성이 높은 이들 맹견을 울타리·담장이 설치되지 않은 주택에서 입마개 없이 풀어놓고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개들은 집 밖으로 뛰어나가 이웃 주민이나 택배 배달원 등을 공격했다. 피해자 중 1명은 상처로 급성 패혈증을 앓아 생명이 위독한 상황까지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리가 저리고 상처가 아물지 않는 등 후유장애가 생긴 피해자도 있었다. 그런데도 A씨는 ‘출입금지’ ‘개조심’ 등 현수막을 내걸고 택배함을 자택과 떨어진 곳에 설치하는 정도의 조치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월 1심 법원은 A씨에게 금고 4년을 선고했다. A씨의 맹견 두 마리도 몰수했다. 재판의 쟁점은 A씨가 사고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 책임이 있는지였다. A씨는 재판에서 “집 주변에 ‘개조심’ 표지를 설치했으니 예방 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했고, 자신이 키운 개들은 ‘도고카나리오’와 ‘볼코다브’의 순종으로 맹견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기르는 개의 공격성과 위험성에 상응해 개물림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해야 하고, 이러한 주의의무는 피고인이 개 주인으로서 부담하는 최소한의 의무”라며 “피고인의 과실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피고인이 개물림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안전조치를 하였는지가 중요할 뿐, 이 사건 개들의 실제 품종이 무엇인지, 그 품종이 동물보호법이 정하는 맹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에 나온 증인은 이 개들을 맹견인 핏불테리어의 ‘믹스견종’(잡종)이라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기존에 발생한 개물림 사고를 통해 이 사건 개들의 공격성과 이로 인한 사고 발생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었고, 주변인으로부터도 개물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이 사건 개들에게 목줄을 채워두라는 요구를 받는 등 개들의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개들을 우리에 넣거나 목줄을 채워 놓는 등 방법으로 사육하지 않았고, 오히려 대문과 울타리가 없는 곳에 이 사건 개들을 목줄을 풀어 놓은 상태로 방치하여 각 사고를 유발했다”고 했다. 또 “피고인이 집 진입로에 ‘출입금지’, ‘개조심’이라고 표시한 드럼통이나 현수막을 설치했다거나, 집으로부터 약 400m 떨어진 산길 입구에 택배함을 놔뒀다는 등 사정은 개물림 사고를 막기에 현저히 부족한 조치에 불과하다”며 “결국 피고인이 개물림 사고 방지를 위한 주의의무를 현저히 소홀히 함으로써 판시 각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중대한 과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A씨는 1심 판결로 교도소에 수감됐다. 금고형이라 강제노역은 부과되지 않았다.
항소심도 이를 그대로 인정해 형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A씨가 사고 방지 조치 없이 잇단 개 물림 사고를 유발한 중대한 과실로 피해자 4명이 발생한 점, 상해 정도가 가볍지 않은 데도 오히려 피해자들을 탓하면서 사과나 손해배상 노력을 하지 않은 점, 재범 위험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1마리가 재판 중에 죽어 1심과 달리 1마리만 몰수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의 법리 오해가 없고,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