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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스타의 신곡이어서, 계절과 어울려서 등 단순한 이유로 인기 요인이 설명되지 않는다.

곡을 부른 가수든, 곡이 활용된 작품이든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노래들이 음원차트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보는' 음악보다 '듣는' 음악이 사랑받게 되고, 인기 아이돌 그룹이 차트를 점령했던 과거와는 달리 곡 자체로 힘을 가진 노래들이 순위권에 진입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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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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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 왜 1위죠?”···‘서사’가 밀어 올리는 요즘 차트

입력 2026.02.10 16:56

수정 2026.02.1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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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주영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티빙 연애 예능프로그램 <환승연애4>에서 카더가든의 ‘그대 작은 나의 세상이 되어’ 가사가 적힌 한 출연자의 편지(왼쪽)와 가수 카더가든. 티빙 유튜브 캡처·CAM 제공

티빙 연애 예능프로그램 <환승연애4>에서 카더가든의 ‘그대 작은 나의 세상이 되어’ 가사가 적힌 한 출연자의 편지(왼쪽)와 가수 카더가든. 티빙 유튜브 캡처·CAM 제공

“이 곡 왜 갑자기 1위 됐나요?”

요즘 음원차트의 키워드는 ‘서사’다. 스타의 신곡이어서, 계절과 어울려서 등 단순한 이유로 인기 요인이 설명되지 않는다. 곡을 부른 가수든, 곡이 활용된 작품이든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노래들이 음원차트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 곡들은 대부분 유튜브나 SNS 등에서 우선 입소문을 탄 뒤, 음원 플랫폼에서 역주행하는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최근 멜론 ‘톱 100’ 차트 1위를 차지한 카더가든의 ‘그대 작은 나의 세상이 되어’는 2021년 발매된 곡이다. 티빙 연애 예능프로그램 <환승연애4>에 등장하며 단숨에 차트 정상에 올랐다. <환승연애4>는 헤어진 연인들이 출연해 재회하거나 새로운 인연을 찾는 내용인데, 교제 당시 함께 듣던 이 곡으로 마음을 전한 커플이 최종 재회하며 곡도 덩달아 인기를 얻었다.

카더가든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다”며 “(출연자) 두 분의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제 노래를 전달해준거 같다. 고맙다”고 적었다. <환승연애4> 시청자들은 “두 출연자의 결혼식에 축가로 불러달라”며 1위 소식을 축하하는 댓글을 남겼다.

가수 한로로. 어센틱 제공

가수 한로로. 어센틱 제공

한로로의 ‘사랑하게 될 거야’(2023)는 역주행 뒤 안정적으로 차트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한로로는 인디음악 팬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려오다가, 지난해 7월 엠넷 <라이브 와이어> 출연 영상이 화제되며 본격 상승세를 탔다.

한로로의 곡들은 특히 문학적인 한글 가사로 주목받는다. 언뜻 연애 이야기처럼 들리는 ‘사랑하게 될 거야’는 사실 스스로를 향한 사랑을 외치는 노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 거야”에서 ‘너’는 ‘나 자신’이다.

이는 실용음악이 아닌 국문학을 전공한 그의 서사와 연결되며 매력을 더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한로로는 현 소속사 어센틱(당시 스튜디오 MOS)에 무작정 연락했다. 무료 작곡 프로그램으로 4개월 만에 데모곡 2개를 완성했다. 회사와 계약한 이듬해인 2022년 데뷔곡 ‘입춘’을 냈다. 그는 지난해 7월 책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동명의 앨범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그의 소설 <자몽살구클럽>은 교보문고 등 주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영화 <만약에 우리> 스틸컷. 쇼박스 제공

영화 <만약에 우리> 스틸컷. 쇼박스 제공

영화 <만약에 우리>에 삽입된 임현정의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도 차트에 진입했다. 2003년 발매된 이 곡은 당시 싸이월드 미니홈피 배경음악(BGM)으로 사랑받았다. 이번에 원곡 그대로 영화에 활용돼, ‘06학번’인 영화 주인공 은호·정원의 이야기에 몰입감을 더하는 역할을 했다.

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주인공이 과거 연애를 한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유행하지 않았느냐”며 “시대적 감수성을 살리기엔 리메이크보다 원곡을 쓰는 게 맞다고 (연출진이) 판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역주행해 지상파 음악방송 1위까지 거머쥔 우즈(WOODZ·본명 조승연)의 ‘드라우닝’(2023)은 차트 장기집권 중이다. 역주행의 시발점은 KBS <불후의 명곡 2 전설을 노래하다> 국군의 날 특집 무대로, 이날 기준 조회수 2683만회에 이른다. 2014년 데뷔한 그의 ‘실패 경력’ 등이 재조명되며 꾸밈 없는 모습으로 열창하는 ‘조승연 상병’의 무대가 감동을 더했다.

화사의 ‘굿 굿바이’(2025)는 지난해 11월 배우 박정민과 함께한 청룡영화상 축하공연 영상이 큰 화제를 모으며 발매 한 달 만에 주요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다. 이 영상은 여러 쇼트폼(짧은 길이) 콘텐츠로 재가공돼 인기를 이어갔다. 두 사람이 출연한 ‘굿 굿바이’ 공식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1억회를 돌파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곡이 히트하는 경로나 배경이 계속해서 달라지는 것 같다”며 “아티스트나 곡의 서사 등이 쇼트폼 콘텐츠로 압축돼서 (대중에) 인지된 다음, 해당 곡이 감상용 음원으로서도 기승전결을 가질 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럴이 많이 된다고 해서 무조건 뜨는 건 아니고, 곡이 가진 힘이 있고 바이럴이 뒷받침되는 형태”라는 것이다. ‘바이럴’(viral)은 바이러스가 퍼지듯 빠르게 입소문을 타는 것을 일컫는다.

이는 음악 소비 방식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며 멜론 등 기존 음원 플랫폼은 ‘감상용’ 플랫폼이 된 것이다. 이에 ‘보는’ 음악보다 ‘듣는’ 음악이 사랑받게 되고, 인기 아이돌 그룹이 차트를 점령했던 과거와는 달리 곡 자체로 힘을 가진 노래들이 순위권에 진입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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