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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였던 의대 증원…숫자보다 절차·명분 세우기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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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정부가 2027학년도 490명을 시작으로,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2년 만에 다시 추진한다.

늘어나는 의사는 모두 의료취약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활동할 지역의사로 양성하겠다는 증원의 명분과 목표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윤석열 정부에서 과학적 추계와 합리적 정책 결정 과정 없이 증원이 추진됐다는 의료계 비판을 수용해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새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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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였던 의대 증원…숫자보다 절차·명분 세우기 초점

입력 2026.02.10 20:21

수정 2026.02.1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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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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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인력의 75% 수준’ 충원 위해 5년간 3342명 정원 확대

시민단체 “의료진 부족 외면” 의협 “증원에만 매몰” 반발도

“보정심 7차례 거쳐 합의”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의사인력 양성 규모와 교육현장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보정심 7차례 거쳐 합의”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의사인력 양성 규모와 교육현장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정부가 2027학년도 490명을 시작으로,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2년 만에 다시 추진한다. 의료계와 환자단체 모두 정부가 내놓은 숫자에 불만을 표했지만, 그간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는 비판에 멈춰 있던 의대 증원을 절차에 따라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늘어나는 의사는 모두 의료취약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활동할 지역의사로 양성하겠다는 증원의 명분과 목표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윤석열 정부에서 과학적 추계와 합리적 정책 결정 과정 없이 증원이 추진됐다는 의료계 비판을 수용해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새로 구성했다. 추계위원은 의료계 공급자 단체 추천 위원이 과반을 차지하도록 했다. 추계위는 지난해 8월부터 약 5개월간 논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10일 이번 증원이 공식 추계와 심의 절차를 거치며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7차례에 걸쳐 심의기준을 먼저 정하고 그 기준을 하나하나 적용하면서 합의할 수 있었다”며 “과학적 근거와 민주적인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결정됐다는 그런 의미가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정부에서 2000명 증원으로 극심한 의·정 갈등이 발생했던 만큼 또다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벌어져선 안 된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정심 회의에서는 2037년까지 추가로 필요한 의사 인력을 공공의대 배출 예상 인원(600명)을 제외하고 4124명으로 산출했다. 정부는 이 인원의 75% 수준인 3542명을 향후 5년에 걸쳐 증원하기로 했다. 정 장관은 “추계를 존중하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의과대학의 교육 여건을 고려하고 양질의 의사 인력을 양성한다는 측면”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정부는 2029년에 한 차례 재추계를 실시해 필요시 보완할 계획이다.

의대 입학정원은 1950년대 1040명에서 출발해 1998년 3507명까지 꾸준히 늘다가, 의약분업 여파로 2006년 3058명까지 줄어든 뒤 2024년까지 18년간 동결됐다. 윤석열 정부는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을 단행했지만 의료계 의견 수렴 부족과 전공의 집단이탈로 인해 2026학년도에 다시 정원을 동결했다.

증원된 인원을 전부 지역·필수·공공의료에 초점을 둔 지역의사제에 따라 뽑기로 한 점도 이번 결정의 특징이다. 이들이 지역에 정착할 경우, 2037년에는 의료취약지를 중심으로 약 3500명의 의사가 지역에서 활동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결정을 두고 의료계와 시민단체 일부의 반발도 이어졌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당초 추계위에서 과학적으로 도출한 2037년도 의사 부족 총량 추계치가 보정심 논의 과정에서 의대 교육 여건이라는 명분에 밀렸다”고 했다.

보정심 표결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민주노총은 “추계 결과보다 부족한 수준의 증원은 당초 보정심 논의의 출발점이었던 ‘수급추계위의 결과를 존중한다’는 원칙과 명백히 배치된다”고 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보정심 회의에서 표결에 반대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김 회장은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숫자에만 매몰된 정부 결정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하지만 의협이 당장 총파업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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