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성범죄 섬’에 가족 동반 방문
1시간 머물러···방문 이유 기억 안나”
10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세출위원회 상무·법사·과학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러트닉 장관은 최근 공개된 엡스타인 관련 문건을 계기로 초당적인 사임 요구에 직면해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관 의혹으로 사임 압박을 받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엡스타인과의 개인적 친분이나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미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 상무·법사·과학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나는 그와 어떤 관계도 없었다. 거의 아무 관련이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미 연방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문건 가운데 약 250건에서 러트닉 장관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2012년 러트닉 장관이 엡스타인의 성범죄가 주로 이뤄진 개인 소유 섬 방문을 계획했다는 내용의 문서가 포함돼 그가 엡스타인과 긴밀한 교류를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러트닉 장관이 지난해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2005년 엡스타인을 만난 뒤 혐오감을 느껴 다시는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한 것과 배치되면서 사임 요구로 이어졌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엡스타인을 2005년 처음 만난 이후, 엡스타인이 2019년 수감 중 사망하기 전까지 총 세 차례 만났다고 증언했다. 그는 “처음 만난 지 6년 뒤 한 차례, 그리고 그로부터 1년 반 뒤 다시 한번 만났다”며 “그 이후로는 더는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백만 건의 엡스타인 관련 문건 가운데 나와 그를 연결하는 e메일은 열 통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며 “확인된 문건은 2011년 5월 오후 5시에 한 시간 동안 만났다는 기록뿐이며 저녁 식사나 다른 일정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2012년 섬 방문과 관련해서는 “가족 휴가 중 배를 타고 이동하던 과정에서 점심을 함께했다”며 “아내와 아이들, 보모, 다른 가족들과 함께 섬에서 1시간가량 머문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섬을 방문하게 된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그 섬에서 본 사람은 엡스타인을 위해 일하던 직원들뿐이었다”며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조금이라도 잘못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와 아내는 내가 어떤 측면에서도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러트닉 장관이 지난해 ‘2005년 이후 엡스타인을 다시 만난 적이 없다’는 발언이 사실과 달랐음을 인정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를 전폭 지지하고 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팀의 매우 중요한 구성원이며 대통령은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한국·일본 등 주요 무역 상대국과의 관세 인하 및 대미 투자 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