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경남 산청 산불 진화 작업. 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해 3월 경남 산청과 하동 일대를 잿더미로 만든 대형 산불 현장에서 발생한 진화대원 9명 사상(4명 사망·5명 부상) 사고와 관련해 당시 안전관리 책임자였던 경남도청 공무원 3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산불 진화와 관련해 담당 공무원이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산불 진화 과정에서 안전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낸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경상남도 소속 공무원 3명을 입건해 불구속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다른 실무자 1명도 입건해 조사해왔으나 사고 직전 업무 지원 형태로 근무한 것으로 파악돼 불송치했다.
경찰 수사 결과, 당시 경남도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본부장 경남도지사) 소속이었던 피의자들은 강풍으로 인한 산불 확산 위험이 예견된 상황임에도 진화 대원들에게 아무런 안전 교육이나 장비 점검 없이 현장 투입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는 지난해 3월 22일 오후 1시 30분쯤 발생했다. 전날 투입된 인력과 교대해 산 중턱으로 접근하던 창녕군 소속 진화대원 8명과 공무원 1명 등 9명은 급격히 번진 불길에 고립됐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는 참변을 당했다.
경찰은 지휘부가 위험 지역 배치 금지 원칙 위반, 원활한 통신망 구축 실패, 방염 텐트 등 필수 안전장구 미비 등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휘본부와 현장 대원 간 소통 부재로 인해 위급 상황에서 대피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점이 피해를 키운 핵심 원인으로 지적됐다.
경찰 관계자는 “산불 진화라는 공익적 목적이 있더라도 투입 인력의 생명권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남도와 산림청 등 관계기관에 산불 전담부서 신설 및 방염 장비 규정 강화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남도와 산림청은 불가항력적인 재난 상황에 대한 의견서와 관계 공무원 1만2343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진화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담당 공무원이 형사 처벌을 받을 경우, 인력투입을 자제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며 “사고는 불가항력적인 자연 요인이 주된 원인으로 사고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개선과 정책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지난해 12월 피해자 유족들의 고소장 접수로, 당시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장인 경남도지사와 함께 진화대원 소속 기초단체의 창녕군수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노동부는 아직 단체장들을 불러 조사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