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유조선 나포 등 경제적 압박은 국제유가 상승 위험에 유보
네타냐후 “핵무기 종식 이상 포함해야” 핵 협상 진행 과정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핵 협상이 결렬될 경우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을 추가로 배치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대이란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이스라엘 정상회담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 계획이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합의에 도달하든지, 아니면 지난번처럼 매우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번’은 지난해 6월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 지역에 배치하는 등 역내에 군사자산을 전개해왔다. 미 관계자들은 2차 항공모함 배치가 이뤄진다면 아시아에 있는 조지 워싱턴함, 미 동부 해안에 있는 조지 H W 부시함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군은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에서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이동식 트럭 발사대에 싣는 등 공격을 위한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고 이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산 원유를 운송하는 유조선을 나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경제적 압박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유조선 나포에 대한 보복을 감행한다면 국제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어 이 같은 방안은 실행을 미루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11일 백악관에서 미국과 정상회담을 하는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진행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미국으로 떠나면서 “나의 최우선 목표는 (미국과) 이란의 어떠한 합의라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 계획 종식 이상을 포함해야 한다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 협상에서 우라늄 농축 중단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중동 내 이란 대리 세력 지원 중단까지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등 우라늄 농축에 한정해 핵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네타냐후 총리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은 이란이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벌였던 ‘12일 전쟁’ 이전 수준으로 탄도미사일 비축량과 능력을 회복하는 데 진전을 보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지난 6일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핵 협상을 재개한 미국과 이란은 합의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회담이 다음주 중 열릴 가능성이 있다며 “(이란이) 매우 간절히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외교적 절차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이해와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이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어 핵 협상 타결이 순탄하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이 무기 개발이 아닌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1일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과도한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이날 오만을 방문해 오만 외교장관 등을 만났다. 2차 회담을 앞두고 이란의 입장을 중재국인 오만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