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1월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12·3 불법계엄 당시 경향신문 등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1심 선고가 12일 나온다. 앞서 징역 23년이 선고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마찬가지로 이 전 장관에 대해서도 중형이 선고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류경진)는 이날 오후 2시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 선고는 방송을 통해 생중계된다.
이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방조하고,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경찰청·소방청에 지시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로 지난해 8월19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단전·단수 지시를 한 적 없고,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위증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내란 특검은 지난달 12일 결심 공판에서 이 전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판사 생활만 15년 한 엘리트 법조인 출신인 피고인이 단전·단수가 언론통제 용도였고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임을 몰랐을 리 없다”고 밝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충성심과 그 대가로 주어진 권력을 탐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의무를 저버렸다”고도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최후진술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제가 사전 모의나 공모 없이 불과 몇 분 만에 어떻게 (내란에) 가담해 중요임무 역할을 맡았다는 건지, 그 이유로 법정에 서게 된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단전·단수 지시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적도, 자신이 소방청에 내린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12·3 불법계엄을 내란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펴 왔다. 이 전 장관은 지난달 피고인 신문에서 “비상계엄을 내란이라 치환하는 발상은 창의적인 것”이라며 “비상계엄은 비상계엄이고, 내란은 내란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한덕수 전 총리 사건 재판부에 이어 두 번째로 12·3 불법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지난달 21일 한 전 총리에게 구형량(징역 15년)보다 높은 징역 23년을 선고하면서 지난 계엄의 성격이 ‘내란’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한다”며 “이런 형태의 내란을 이른바 ‘친위쿠데타’라고도 부른다”라고도 밝혔다. 특히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않은 ‘부작위’(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 역시 내란 중요임무종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선고에서 재판부가 이 전 장관의 ‘부작위’에 의한 책임에 대해 같은 판단을 내릴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