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결과 발표···군에서만 수사의뢰 108건
“군·경 3600여명이 헌법기관 차단·통제 협조”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불법계엄 연루 공직자를 조사한 헌법존중 정부혁신 총괄 태스크포스(TF)는 12일 “12·3 불법계엄은 정부 기능 전체를 입체적으로 동원하려는 실행 계획을 가지고 있던 ‘위로부터의 내란’이었음을 확인했다”며 불법계엄에 연루된 고위공직자에 대해 수사의뢰 110건, 징계 요구 89건, 주의·경고 82건 등의 후속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괄 TF 단장을 맡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의 TF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헌법존중 TF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지시에 따라 지난 11월24일 49개 중앙행정기관에 설치됐다. 지난 12월12일까지 기관별 제보센터를 운영했고 1월16일 조사활동을 종료했다. 총괄 TF에 따르면 49개 기관 중 실제 조사를 실시한 기관은 20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가 이뤄지는 기관은 군, 경찰, 총리실, 외교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소방청, 해양경찰청, 중소벤처기업부 등 10개 기관이다.
수사의뢰는 총 110건 중 군이 108건으로 가장 많았고, 외교부가 2건이다. 징계 요구의 경우 군 48건, 경찰 22건(중징계 16건, 경징계 6건), 외교부 3건, 문체부 3건, 총리실 2명, 법무부 2건, 행안부 2건, 소방청 2건, 해경청 2건, 중기부 1건 등 총 89건이다. 주의·경고 조치는 총 82건으로, 군 75건, 경찰 6건, 문체부 1건으로 나타났다.
TF에 따르면 총 3600여명(군 1600여명, 경찰 2000여명)이 국회와 선관위 등 헌법기관을 차단·통제하고 주요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협조했다. TF는 “불법계엄 선포 직후 군과 경찰을 중심으로 이중 통제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의 경우에는 출입국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 공무원들에게 계엄 선포 직후인 오후 11시쯤 출근 및 대기하라는 지시, 교정행정 담당 부서에는 구금시설 여유 능력을 파악하라는 지시가 하달됐다. 해경청에서는 아무런 권한이 없는 공무원이 계엄사령부로의 인력지원, 총기 불출, 유치장 개방 등 자발적 과잉협조를 주장했다.
이밖에 총리실 등의 비상계획 업무 담당자들은 자기 권한을 넘어 모든 행정기관의 청사출입을 차단하도록 조치했으며, 국가안보실은 계엄 직후 수차례 대통령의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주요 국가에 발송하도록 외교부에 강압적으로 지시했다. 소방공무원들이 언론사 단전·단수 작업에 협조하라는 취지의 행안부 장관 지시가 소방청 내에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전달됐다.
윤 실장은 “불법계엄이 선포된 직후 각 중앙행정기관에 해당 기관의 고유기능과 관련된 지시가 일제히 내려졌으며, 국회의 계엄해제 권고가 의결된 12월4일 새벽 1시 이후에도 불법계엄 유지를 위한 시도가 있었으며, 해제 후에도 계엄 정당화를 위한 행위가 다수 확인됐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또 “헌법과 법률 수호라는 관점에서 행정부는 정상적으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일부 공직자들의 불법계엄에 대한 저항 혹은 과잉 협조도 있었지만, 의사결정권을 가진 고위공직자들에게서 나타난 행동은 ‘위헌·위법적인 지시의 우선 이행’ 또는 ‘관망’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윤 실장은 “각 조치는 각 기관장들의 인사권과 징계권 등 지휘감독 권한에 근거해 국가공무원법 등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군의 경우 워낙 조사 대상 범위가 광범위하다”며 별도의 수사 중심의 종합적 후속조치가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실장은 브리핑에서 일부 공직자들의 저항 사례를 별도로 소개하기도 했다. 한 경찰 공무원은 경찰청장에게 계엄 포고령에 따르지 말고 국회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하는 글을 경찰 내부망에 게시했다. 서울경찰청에서 국회 차단 조치 해제를 건의했고, 이를 받아들인 경찰청 지도부에 의해 30여분간 차단이 해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