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하이브 상대 ‘풋옵션’ 인정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2024년 5월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장에 자리해 미소짓고 있다. 권도현 기자
255억원 상당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둘러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현 오케이 레코즈 대표·사진)와 하이브 간 민사소송 1심에서 민 전 대표가 승소했다. 풋옵션은 거래 당사자들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장래 특정 시점 또는 그 이전에 특정 대상물을 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재판장 남인수)는 12일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주식 매매대금 청구 소송에서 민 전 대표 손을 들어줬다.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낸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은 기각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에게 255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로부터 어도어를 독립시킬 방안을 찾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그 사정만으로 이 사건 주주 간 계약을 중대하게 어겼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소송은 2024년 11월 민 전 대표가 하이브에 풋옵션 행사를 통보하며 시작됐다. 민 전 대표는 풋옵션을 행사하면 자신이 가진 어도어 지분율의 75%인 255억원을 하이브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쟁점은 주주 간 계약이 해지된 시점에 계약 해지를 할 만한 중대한 위반이 존재했는지였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빼가기’를 시도하며 회사에 손해를 끼쳤던 2024년 7월 이미 계약 해지를 통보했기 때문에 이때 풋옵션도 소멸했다고 했다. 반면 민 전 대표는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는 그해 11월 말 이뤄졌기 때문에 그 전에 한 풋옵션 행사는 적법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와 측근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를 근거로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빼내기를 했다”는 하이브 측 주장을 배척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했던 ‘빈껍데기’라는 말이 ‘뉴진스 없는 어도어’를 의미한다고 해석해왔으나, 재판부는 다른 메시지들을 언급하며 “‘민 전 대표가 풋옵션을 행사하고 어도어에서 나가면 어도어가 빈껍데기 된다’는 의미”라고 봤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외부 투자자들과 만나 어도어 독립 방안을 찾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모두 하이브의 동의를 가정한 방안으로 보인다”며 “하이브가 동의하지 않으면 이런 방안은 아무런 효력이 없게 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제기한 아이돌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 및 음반 밀어내기 의혹도 중대한 계약 위반 사유는 아니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