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취소 동의안 가결···“민주주의 훼손, 수여 취지에 부합 안 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왼쪽)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헌정 질서를 훼손한 이른바 ‘내란 가담자’들에 대해 제주사회가 명예도민 자격 박탈이라는 조처를 내렸다. 1969년 명예도민 제도 시행 이후 57년 만의 첫 취소 사례다.
제주도의회는 13일 제446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제주도가 제출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명예도민증 수여 취소 동의안’을 각각 가결했다.
한 전 총리 취소안은 재석 의원 36명 중 찬성 29명, 반대 6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이어 표결에 부쳐진 이 전 장관 취소안도 재석 37명 가운데 찬성 28명, 반대 6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두 사람은 12·3 계엄 당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돼 최근 법원에서 각각 징역 23년과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제주도는 이들의 행위가 단순한 형사 처벌의 문제를 넘어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판단했다.
제주도는 명예도민 제도의 취지를 근거로 들었다. ‘제주 발전에 기여하고 도민의 긍지를 높인 인사에게 수여한다’는 취지에 비춰 내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인사들이 자격을 유지하는 것은 제도 권위를 훼손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해 4월 조례를 개정해 명예도민 취소 사유를 구체화했다. 개정 조례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제주도의 명예를 실추한 경우’ 도정조정위원회 심의와 도의회 동의를 거쳐 자격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헌법 가치를 훼손한 인사들에 대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주도의회 관계자는 “명예도민은 도민이 부여하는 최고의 예우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결정”이라고 말했다.